광장에 모인 제3의 모바일OS '동상이몽'

일반입력 :2013/10/15 12:45    수정: 2013/10/15 16:04

iOS, 안드로이드로 양분된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 제3의 OS를 차지하겠다고 나선 도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열린 네이버 '데뷰2013' 행사에서 타이젠, 파이어폭스OS, 우분투 터치 등의 주요 개발자들이 연사로 나서 국내 개발자 앞에서 차례로 발표했다.

삼성전자 이원석 팀장과 박정혁씨와 모질라재단의 크리스 하일만, 캐노니컬의 알렉스 챵 등이 연사로 올랐다. 이들은 각 OS의 특징과 구조를 설명하고, 앱 개발을 시연했다.

현재 전세계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구글에 휘둘리지 않을 대안 OS를 찾는다. 제3의 OS를 둘러싸고 광장으로 나온 타이젠, 파이어폭스OS, 우분투 터치의 목소리를 정리했다.

■삼성전자 타이젠 ‘웹 디바이스 API’

타이젠은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코어에 웹API와 웹 디바이스 API를 통해 HTML5 기반 웹앱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OS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개발을 주도하며, 타이젠연합에서 개발작업을 관장한다.

타이젠은 기존 인텔의 '미고(MeeGo)'와 리모 재단의 '리모(LiMo)'의 장점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타이젠 2.2 소스코드가 공개된 상태다.

HTML5를 핵심으로 하는 만큼 이날 삼성전자의 연사들은 타이젠에서 제공하는 W3C 정의 HTML5 API와 웹디바이스API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W3C 표준화작업중인 API로 타이젠에서 지원되는 부분은 HTML5에 대한 DRM 적용 부분과 웹RTC, 시큐리티, 스토리지 매니지먼트 API 등이 소개됐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인텔이 개발한 타이젠 웹 디바이스 API 설명이 이어졌다.

박정혁씨는 “HTML5 스펙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고 W3C API 스펙 진행이 느리다”라며 “이를 해결하고 모바일 기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능들을 커버하기 위해 웹디바이스API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타이젠 웹 디바이스 API는 2.1버전 기준으로 8개 카테고리로 나뉜다. 커먼 피처, 애플리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인풋/아웃풋, 소셜, 시스템,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이다.

이들 8개 API 카테고리별 설명과 함께 타이젠 SDK를 이용한 간단한 웹디아비스API 활용 시연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휴대폰뿐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의 OS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아직 API 단계에서 휴대폰 이외 디바이스를 위한 부분은 추가되지 않은 상태다.

성능에 대해 이원석 팀장은 “웹API의 성능 부분은 어느 진영에서나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문제”라며 “렌더링 엔진은 웹킷기반으로 최적화 작업중인데 다른 브라우저와 동등하거나 우위에 있다고 보며, 자바스크립트엔진은 아직 크롬보다 느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이어폭스OS’ HTML5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파이어폭스OS에 대한 발표를 맡은 크리스 하일만은 방한에 실패해 구글 행아웃을 통해 강연했다. 신용카드 발급이 늦어져 비행기표를 못구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파이어폭스OS는 리눅스 공크 커널에 기반하며, 그 위에 게코(Gecko) 렌더링 엔진을 얹은 후 W3C/HTML5 웹API와 웹액티비티, UX를 위한 가이아(GAIA), 웹앱 등을 올리는 구조를 갖는다.

크리스 하일만은 “파이어폭스OS는 안드로이드에서 자바를 제거하고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결합한 모양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많은 웹 개발자가 사용해온 단순한 기술을 적용했으며,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그리고 표준화된 OS”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파이어폭스OS에서 지원하는 W3C 웹 API를 소개하며, 웹앱 개발을 시연했다. 특히 웹앱의 보안인증 여부를 중심으로 4가지 방식의 앱 개발을 설명했다. 모질라재단이 관여하지 않는 웹콘텐츠 방식, 메니패스트 파일을 모질라측에 보내 성능과 보안 테스트를 받아 배포되는

인스톨드웹앱. 마켓플레이스에서 보안테스트를 거쳐 제공하는 프리릴리즈드 웹앱, 모질라와 파트너가 공동개발하는 인증된 웹앱 등이다.

앱 배포가 특이하다. 디바이스 내 검색창에서 단어를 검색하면 그에 해당하는 웹 상의 콘텐츠가 앱으로 변화돼 나열된다. 이를 선택하면 웹앱이 설치되는 식이다. 마켓플레이스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지 않고, 웹에 게시하면 사용자가 키워드로 검색해 사용한다.

현재까지 파이어폭스OS는 여러 오픈소스 모바일OS 가운데 상용화 단계에 이른 유일한 OS다. 스페인, 폴란드, 베네수엘라, 콜럼비아 등에 파이어폭스OS 기반 휴대폰이 출시된 상태이며, 18개 이동통신사와 6개 하드웨어 제조사가 파트너를 맺고 있다.

파이어폭스OS는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을 노리진 않았다. 크리스 하일만은 “신흥시장이나 저사양 시장을 노리며, 미국이나 일본처럼 iOS와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은 노리지 않는다”라며 “남미나 동남아시아, 인도 등 모바일 기기로 웹에 접속할 수 없는 곳, 데스크톱이 아니라 랩톱으로 시작하는 시장들을 겨냥한다”고 밝혔다.

■하나의 OS로 멀티 디바이스를 지원 ‘우분투 터치’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캐노니컬의 알레스 챙은 우분투 터치와 UX/UI에 대한 플랫폼의 철학, 큐티(Qt)와 QML을 이용한 앱 개발을 설명했다.

그는 “우분투는 2008년 OEM 고객 중 하나가 넷북용 UI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서 디바이스별 인터페이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라며 “2010년 내놓은 유니티는 컴퓨팅의 미래를 보고 향후 10년, 15년 뒤 우분투가 중요하게 남으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란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우분투 터치는 모든 스크린 크기와 폼팩터에서 사용가능해야 한다는 결론에서 나온 OS다.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모바일 기기를 대화면 모니터에 연결할 때 그에 맞는 인터페이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개념을 담은 게 유니티 인터페이스란 설명이다.

그는 유니티 인터페이스에 비해 안드로이드는 디바이스의 확장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안드로이드폰을 대화면 기기에 연결하면, 픽셀만 커질 뿐 대화면에 맞는 인터페이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분투 터치는 외부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면, 생산성 인터페이스가 나타난다. 외부장치의 혜택을 최대한 끌어내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또다른 우분투 터치의 개발원칙은 콘텐츠에 집중하고, 분열를 막자는 것이었다. 안드로이드가 통신사, 제조사에 따라 제각각으로 나뉜 현황에 대한 내용이다. 사분오열된 안드로이드는 통신사, 제조사별로 별도의 앱 장터를 갖게 되고, 사용자는 어디서 콘텐츠를 접해야 할 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른 개발인력의 자원낭비도 거론했다.

우분투 터치는 스코프(SCOPES)란 프레임워크를 통해 앱이 어느 장터에 있든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음악, 동영상,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컨텍스트 엔진을 통해 제각기 다른 장터에 있더라도 하나의 장터에서 보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다음은 디자인이다. 알렉스 챙은 “우분투 OS의 포인트는 아름답다는 것으로 많은 시간이 투자됐다”라며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와서 진열대를 보고 전화기를 살피는데 2초 안에 감성적인 리액션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사용자 양태를 파악해 디자인을 중요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우분투 터치는 리눅스 커널에 기반하며, 네이티브 앱 개발에 Qt 언어를 사용한다. C++라이브러리에 기반한 이 언어와 QML의 결합으로 우분투 터치용 앱을 개발할 수 있다.

알렉스 챙은 QML을 이용한 앱 개발을 시연했다. QML이 얼마나 앱 개발에 유용하고 쉬운가를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밖에 QML과 자바스크립트, HTML5를 결합한 앱 개발시연도 이어졌다. 여기서 그리드 유닛이란 우분투 터치 만의 독특한 요소가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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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유닛은 해상도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픽셀 대신 사용된다. 기기의 스크린 해상도 변화에 따라 콘텐츠의 크기와 레이아웃을 자동으로 변환해준다.

우분투 터치는 현재 경쟁OS 가운데 상용화까지 갈 길이 가장 멀다. 특정 제조사나 이동통신사가 우분투 터치 휴대폰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기 떄문이다. 그러나 캐노니컬은 강력한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제조사와 이통사 친화적인 성격을 앞세워 내년 중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