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공계 홀대…고위공무원 10명 중 1명

일반입력 :2013/10/14 11:08

송주영 기자

정부기관의 이공계 홀대,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이탈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이상민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50개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중 이공계출신은 10.4%에 불과했다. 이중 국가R&D예산편성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이공계 출신 고위공무원이 단 1명도 없었다.

이공계 출신 고위공무원이 없는 부처는 기재부를 비롯해 국무조정실 등 17개에 달했다. 이공계 출신으로 장관급은 미래부, 환경부, 원자력위원장 등 3명이었으며 차관급 역시 9명에 불과했다.

50개 중앙행정기관 3급 이상 공무원 1천244명 중 이공계출신은 129명이다. 비중은 10.4%로 지난 2010년 13.7%에 비해 더 낮아졌다.

이공계 학생의 엑소더스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국 대학에서 지난 3년간 자퇴한 이공계 학생 수는 6만여명에 달했다. 이공계에서 비이공계로 전과한 학생 수를 합하면 이 수치는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의 이공계 기피 현상도 심각하다. 수상자 중 의대에 진학한 학생 수는 최근 3년간 33%에 달했다.

지난 2010년에는 의대 진학률이 20%의 비중을 보였지만 지난해는 이 비중이 42%까지 올라갔다. 19명의 수상자 중 8명이 의대에 진학했다.

이 의원은 “정부부처에서부터 대학,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이공계 기피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매년 그 정도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고위공무원은 대체적으로 각 부처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국·과장들로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기 때문에 이공계 출신이 없다는 것은 사실상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부족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중국은 최고의결기구인 상무위원 대다수가 이공계 출신으로 내각의 40%, 관료의 70%가 이공계출신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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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회피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인들의 정년보장, 안정된 연구환경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인들의 정년이 대학처럼 65세까지 보장되고 사학연금처럼 연금제도가 정착되고, 연구원들이 과제수주를 위해 뛰어다니지 않고 오직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안정된 연구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