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예상을 깨고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성숙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를 불식시켰다.
4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10조1천억원과 매출 59조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9조5천억원, 매출 57조원이었다.
이는 회사가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치 못할 것이라던 업계 시각을 뒤엎은 결과다. 업계가 당초 10조원 돌파를 유력시했던 2분기엔 오히려 그렇지 못해 예상 밖이란 진단을 받았던 모습과 상반된다.
지난달 말까지 증권가에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을 10조3천억원대에서 10조원 이하로 하향 조정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을 9조7천300억원으로, 매출을 58조9천억원으로 예상했다. KDB대우증권은 영업이익을 9조9천억원, 매출을 58조6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실적 예상치 넘어…정체 우려는 현실화?
하지만 시장 관측을 크게 넘어선 기록은 아닌 만큼, 부정적인 전망 자체를 완전히 깨뜨리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선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치는 주요 사업이 스마트폰이라는 점, 상반기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시장에 성숙기가 도래했다는 점 때문에 종전과 같은 고성장 행진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짙었다.
실제로 지난 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가 덜하다.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5.31% 올랐고 매출 59조원은 지난해 같은분기보다 13.07% 증가한 결과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7.5%나 오른 숫자였고, 매출 57조원도 같은기간보다 20.7% 늘어난 것이었다.
다만 일부 증권가 예상과 달리 영업이익 성장률은 여전히 매출 성장률보다 높다. 지난달 말 국내 몇몇 증권사에서는 회사 영업이익 성장률이 매출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는 오히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성장률과 매출 성장률의 격차가 훨씬 커져, 이번 분기 회사가 비용을 통제하는 쪽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제품-부품, 균형 맞출까
지난 2일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3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시장 기대가 너무 높다고 언급해, 스마트폰 성장세가 기존처럼 가파르게 유지되긴 어렵다는 걸 인정한 모양새다. 상반기 부정적인 갤럭시S4 수요를 근거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JP모건 투자보고서 공개 이후 회사 주가는 사나흘만에 10만원 이상 폭락한 뒤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아직 잠정 실적으로는 영업이익과 매출에 대해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문별 기여도가 어느정도인지 확인할 수 없다. 3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하는 대신 향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4분기 가시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즉 IT 및 모바일(IM) 비중은 줄고 디바이스솔루션(DS) 우세가 점쳐진다.
4일 KDB대우증권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비중은 IM이 여전히 크고 이 부문의 성장도 지속되겠지만 내년 이후엔 규모를 유지하는 정도가 되고 주요 성장과 실적 기여도는 반도체를 포함한 DS부문이 가져갈 것이라며 현재 부품 없이 세트(완제품) 자체의 혁신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에 내년도 부품쪽의 혁신을 통한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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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은 그간 IM부문에 치우쳐 있었다. 2분기만 봐도 매출 57조5천억원에서 IM부문이 35조5천억원을 차지하고 DS는 17조원, CE는 13조원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IM부문이 6조3천억원, DS는 2조9천억원, CE는 4천억원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선 4분기 이후 DS부문의 반도체 실적 기여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삼성전자가 수익구조상 DS와 소비자가전(CE)으로 균형을 잡으면서 안정화를 꾀할지 속단할 순 없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기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반드시 함께 쓰여야 하는 기기다. 프리미엄 단말기를 통한 고수익 전략을 놓을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또다시 업계 예상을 뒤엎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