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가 본격적인 물량 공세에 나선다. 이달에만 소비자 대상 마케팅 비용으로 110억원을 쓸 계획이다. 지금까지 업계 1, 2위를 다투던 쿠팡과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은 제 살 깎아 먹기식 출혈경쟁이라는 입장이지만 할인 혜택에 고객 유입량이 좌우되는 시장 특성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예고하면서 티몬과 쿠팡도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관련 업계는 현재 티몬과 쿠팡이 각 시장점유율을 35%씩 차지하고 위메프가 20%를, 그루폰과 CJ오클락 등이 나머지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메프의 이러한 마케팅 공세는 기존 소셜커머스 구도를 깨고 이르면 연말부터 단독 1위로 치고 나가겠다는 야심차 목표 아래 이뤄지고 있다. 최근 케이블 방송을 통해 급부상한 이서진과 이승기를 모델로 기용하고 공중파 광고를 시작했다.
위메프의 '보따리 풀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위메프는 기존 5% 적립과 200% 최저가보상제를 계속 유지하면서 여기에 9천700원 이상 상품에 대해 무료배송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 5월부터, 티몬은 지난 8월부터 9천800원 이상 상품에 대해 무료배송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상징적으로 100원 더 저렴하게 조건을 내걸었다. 위메프의 전투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10월 한 달 내내 자체 준비한 '슈퍼딜'을 선보인다. 선호도가 높은 상품권이나 혹은 높은 할인혜택을 내건 사실상 마케팅을 목적으로 한 상품이다. 과거 경쟁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신규 회원 유입을 위해 곧잘 하던 방법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10월에 4가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만큼 도중에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위메프는 이번 프로모션을 마지막 필살전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위메프의 이 같은 공세에 티몬과 쿠팡은 ‘제 살 깎아 먹기 식’, ‘지푸라기라도 잡는 식’ 마케팅이라고 평가절하 하면서도 적절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우선 티몬은 출혈 경쟁에 합류하기 보다 소셜커머스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상품을 발굴하는 노력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소비자들이 움직이는 것은 소셜 3사가 제공하는 90%의 같은 딜 때문이 아니라, 소셜커머스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10%의 딜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쟁 업체의 마케팅 공세가 거세질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없지 않다. 티몬 관계자는 경쟁업체에서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거나 장기간 무료배송을 진행할 때도 티몬은 방어차원에서만 대응해 왔다면 연말에는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동안 마케팅을 진행해 본 결과 실제 고객 유입량 변화로 나타나는 프로모션은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는 무료배송, 할인쿠폰, 적립금 같은 이벤트라며 “앞으로 진행할 마케팅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현재 기획전 중심으로 할인 쿠폰을 단기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확대해 더 큰 규모로 진행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가격 경쟁보다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체 상품의 90% 이상을 주문 이후 2일 내에 고객에게 전달 되도록 하고 배송시간이 지연될 경우 일정 기준에 따라 보상 캐시를 지급하는 ‘배송지연 보상제’와 구입한 상품의 품절에 따른 불편을 보상하는 ‘품절 보상제’ 등을 지속·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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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이런 기조는 이미 지난 5월~6월 실시한 TV광고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상태인데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마케팅으로 재무 건전성을 해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1일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한 만큼 상장 가능성은 그 어느 해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티몬과 쿠팡은 최근 출혈적인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흑자 유지를 위한 안정적인 운영에 더 노력하고 있는데 그 동안 마케팅 비용을 아껴두었던 위메프가 대대적인 가격 공세에 나서면서 판을 흔들려는 상황”이라며 “소셜커머스 시장이 프로모션에 따라 고객 이동이 심하기 때문에 위메프가 작정하고 돈을 쓰면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올 가능성도 있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