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톱3, '플래그십 위기론' 해법은?

일반입력 :2013/09/29 08:09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포화된 고급 단말기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플래그십 제품 출시와 판매 전략을 다변화해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하순 잇따라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5S'와 '아이폰5C',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LG전자 '뷰3'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불꽃 경쟁을 예고했다. 애플은 단일 주력 모델 전략을 버렸고,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를 가미한 프리미엄 강화 노선을 채택했으며, LG전자는 틈새 공략 기종을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으로 내세운 모습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포화된 고급 기종 수요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문제로 떠올랐다.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상반기부터 불거진 프리미엄 시장 포화와 이에 따른 보급형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이는 최근 증권가 시각과는 상반된다. 하반기부터 프리미엄폰 위주의 성장 견인이 먹히지 않을 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추세는 우선 연 1종의 신제품만을 선보이던 애플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관측됐다. 신흥시장 중저가폰 공략을 겸해온 삼성전자에도 이익률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진단이 내려졌다. 올들어 선전을 거듭하며 분기 세계판매량 3위를 차지한 LG전자 역시 소수의 플래그십 제품 전략으로 거둔 성적이라 시장 분위기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차세대 격전지' 중국의 현지업체 샤오미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의 전략을 차용해 성장하며 약진 중이다. 선주문 후생산과 온라인 주문판매로 고수익성을 확보, 경쟁 제조사들의 약점인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국내외 팬층을 형성했단 평가다. 회사가 오는 10월 플래그십폰 'Mi3' 출시를 예고했는데 지난해 'Mi2'로 이미 719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샤오미는 지난달 말 구글 안드로이드 제품관리 부사장이던 휴고 바라를 영입할 것이란 소식과 'Mi4'부터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 개발한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OS)를 넣을 거란 루머 등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저장공간 16GB 또는 32GB를 탑재한 주요 제품군 가격대가 1천999위안~2천499위안(약 35만원~44만원)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와 애플과 LG전자의 중가폰마저 위협할 수준으로 비친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3사 신제품에 대한 내용중 향상된 하드웨어(HW) 사양과 최신 소프트웨어(SW)를 통한 기능들은 각각의 제품발표 행사와 업계 분석을 통해 대체로 파악이 끝난 상태다. 공통적으로 기존 자사 제품들보다 뛰어난 수준을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였고 경쟁사들과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관건은 포지셔닝, 가격, 출시 전략으로 요약된다.

■애플, 아이폰5S/5C 투톱 체제로…가격공세는 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24일 회계 3분기(4~6월) 실적을 알리는 자리에서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직후 사상 처음으로 가격을 차등화한 아이폰 2종을 신모델로 공개했다.

애플은 지난 20일부터 아이폰5S와 5C 모델 시판에 들어갔다. 애플은 최신 단말기가 첫 출시국 통신사들의 주도로 거의 공짜 수준으로 풀리는 상황을 묵인하면서 사용자층 확대에 나섰다. 미국 T모바일의 무약정 모델 기준으로 32GB 아이폰5S는 749달러(약 80만7천원), 아이폰5C는 649달러(약 70만원)다.

앞서 일본에서 NTT도코모를 시작으로 이통3사가 아이폰5S를 공짜로 판다고 밝혔고, 미국 버라이즌도 아이폰5C 구매자들에게 매달 통화료에서 월 23달러를 할인하는 무약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은 2년 약정시 아이폰5S와 아이폰5C 공짜폰 요금표를 제시했다. 현지 온라인 매장중엔 조건에따라 730달러짜리 아이폰5S를 무약정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우선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 출시하기로 했다. 공짜폰 공세와 맞물린 초도물량 제한으로 아이폰5S 모델이 '완판'됐거나 부족하다는 입소문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신제품 2차 출시국으로 포함시키기도 했지만 올해는 아니다. 수요가 확실한 신흥시장공략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기어…프리미엄 승수효과 통할까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가 25일 국내서 하반기 글로벌 주력 제품으로 갤럭시노트3 판매를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1차로 국내를 포함한 58개국에서 갤럭시노트3 동시 판매, 이 범위를 내달 140개국으로 늘린다. 국내 출고가는 32GB 용량 갤럭시노트3가 106만7천원이다. 중국 판매가는 4천950위안(약 87만원)으로 훨씬 싸지만, 애플의 저가공세에 비할 바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에 프리미엄을 더하기'로 수익성 압박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회사가 갤럭시노트3 출시 지역에 함께 파는 국내기준 39만6천원짜리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가 그 요체다. 폰과 워치를 다 사려면 143만6천원이 든다. 2년치 통신사 약정과 요금할인이 줄여주는 가격 부담은 스마트폰에만 적용되기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갤럭시기어가 적절한 해법인지는 의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는 2가지 특명을 띠었다. 상반기 일부 선진국에서 두드러진 갤럭시S4의 부진과, 3분이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예상되는 소비자가전 경기 침체의 수익성 하락을 만회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 서원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ASP 650달러에 달하는 갤럭시노트3를 유통점 공급물량 기준 3분기 400만대, 4분기 1천만대 판매할 것이라 추산하며 호조를 점쳤다.

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8천700만대로 판매 호조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주로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물량이 증가하면서 ASP는 296달러로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LG전자 뷰3, 원톱-서브톱 역할분담 계속되나

오는 27일 국내서 LG전자가 뷰3 제품을 통신 3사를 통해 순차 출시한다. LG전자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기종에 비해 열위인 뷰3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만한 가격대에 판매되도록 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뷰3 가격은 갤럭시노트3보다 훨씬 저렴한 80만원 후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스마트폰 제품군에서 플래그십 이미지는 G시리즈에 쏠린 편이다. LG전자가 삼성전자 갤럭시S3 대항마로 내세운 건 지난해 9월초 선보인 '옵티머스G'다. 지난 3월 갤럭시S4 발표의 공세를 받아낸 제품은 연초 출시된 '옵티머스G프로'다. 갤럭시노트3와 비교된 건 지난달 등장한 'G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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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뷰'라 불린 기존 모델은 지난해 3월 처음 등장한지 6개월만에 후속 모델이 나와 틈새용 내지 보급 기종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LG전자에서도 이 시리즈의 특징은 4대3 화면비를 내세운 특정 수요층 공략 제품으로 설정됐다.

뷰3부터는 G시리즈처럼 이름에서 '옵티머스'를 떼고 플래그십 이미지를 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중순 글로벌 출시에 들어간 G2와의 역할분담은 지속될 듯하다. 갤럭시노트3처럼 전용펜을 본체에 내장할 수 있게 바꾸고 이를 활용한 그리기, 메모 및 정보관리 기능을 강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