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미국)=정현정 기자>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중앙처리장치(CPU)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밖에 되지 않는다. 단순히 CPU의 코어 개수만 늘린다고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퀄컴은 각각의 부품을 균형감 있게 통합해서 최적화를 이루는 것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다.
라지 탈루리 퀄컴테크놀로지 수석부사장은 5일 힐튼 샌디에이고 베이프론트호텔에서 열린 모바일 컨퍼런스 '업링크(Uplinq 2013)'에서 자사 AP 브랜드인 스냅드래곤의 강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코어수와 벤치마크 속도 등을 내세운 경쟁사들의 마케팅에 적절한 견제구도 던졌다.
라지 탈루리 부사장은 퀄컴의 모바일 AP는 CPU 외에도 그래픽처리장치(GPU),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무선통신칩 등 다양한 솔루션을 하나의 칩에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이들을 통합해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최적화(Optimization)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퀄컴은 독자적인 CPU 설계 아키텍쳐인 '크레이트'를 비롯해 GPU 기술인 아드레노, 헥사곤 DSP, 모뎀솔루션인 고비 등 다양한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퀄컴이 CPU와 GPU를 동시에 활용해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인 헤테로지니어스 컴퓨팅(Heterogeneous Computing)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면서도 전력소모는 최소로 줄이고 기기의 발열도 낮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00'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PC를 능가하는 컴퓨팅 성능을 과시한다. 스냅드래곤800에 4K 인코더를 내장해 4K 동영상 촬영과 콘텐츠 재생이 가능하다. 또 CPU와 GPU 처리속도를 모두 끌러올려 대화면 스마트폰이나 초고해상도 스마트폰에서도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도록 했다.
카메라 부분에서도 혁신이 이뤄졌다. 특정 부분을 선택하면 앞뒤로 초점을 옮겨가며 나머지 부분을 아웃포커싱 할 수 있는 유비포커스(UbiFocus)와 넓은 화각을 제공하는 아이씨(EyeSee) 360 등 솔루션이 여기에 탑재됐다.
4K 해상도 동영상에 걸맞게 사운드 품질 역시 최고로 끌어올렸다. 스냅드래곤800은 5.1 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해 헤드폰을 낀 상태에서도 마치 사방에 위치한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또 고해상도와 고음질 특징으로 마치 콘솔 같은 게이밍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퀄컴의 설명이다.
퀄컴은 최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최근 경쟁사들의 과도한 코어수 마케팅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4개의 CPU가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에서 실제 게임을 구동할 때에도 최대 3개의 코어 밖에 구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연을 통해 보여줄 만큼 적극적이다.중국 반도체 업체 미디어텍은 지난달 8개의 코어가 동시에 작동되는 첫 옥타코어 프로세서라는 의미의 '트루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빅리틀(big.LITTLE) 방식의 옥타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5 시리즈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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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퀄컴은 마치 8개의 잔디깎이 엔진을 한데 모아 만들어놓고 8기통 페라리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독설을 마다하지 않고 퀄컴의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경쟁사의 옥타코어 프로세서 성능보다 뛰어나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한편, 올 하반기 출시되거나 출시가 예정된 제품 대부분이 스냅드래곤을 채택하면서 퀄컴의 영향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4, LG전자 G2, 소니 엑스페리아 Z1 등 각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모두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를 채택한 상태다. LG G패드 8.3, 소니 엑스페리아 Z1, HTC 디자이어 601, 에이서 리퀴드 S2 등 모바일 기기도 대거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