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출신 서유리의 게임 모델 겹치기 섭외를 두고 업계에 상도의 문제가 일고 있다. 한 모델이 같은 업종의 서로 다른 두 제품 모델로 활약하는 사례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유리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 하는 ‘킹덤언더파이어: 에이지오브스톰’ 공식 모델로 발탁됐다. 그녀는 이달 초 에이지오브스톰 론칭 행사에도 참석해 게임 속 캐릭터인 ‘유리아’의 코스프레를 선보이는 등 게임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서유리는 섹시하면서도 밝은 이미지로 남성 팬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며, 게임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모델로 입지를 굳혔다. ‘던파걸’(던전앤파이터 모델)을 시작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성우 및 코스프레 모델로 활약한 데 이어 새로운 게임 모델로 발탁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엔트리브소프트가 야구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매니저’ 홍보모델에 서유리를 섭외하면서 업계에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상도의에 어긋한 모델 선정이었을 뿐더러 양사에 실패를 안겨준 마케팅 사례라는 지적의 목소리를 냈다. 계약에 있어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도의적으로 피했어야 한다는 비판이다.
한 업계 마케팅 전문가는 “한 명의 모델을 같은 업종에서 겹쳐 쓰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경쟁사가 장르가 다르다는 이유로 타 게임 모델을 계약해 활용하는 건 도의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분명 대안이 있었을 텐데 왜 서유리여야 했을까는 의문”이라며 “제품에 대한 마케팅 효과가 반감되는 이런 선택을 나라면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회사 업계 홍보 관계자 역시 이해하기 힘든 사례로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게임 모델을 선정하고 계약함에 있어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도의적으로 생각했을 때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1차적인 문제는 회사지만 모델인 서유리도 신중한 선택을 못한 것”이라면서 “모델이랑 상품을 동일시하게 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분명 혼동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보통 A급 스타의 경우 시간차를 두고 여러 게임 모델로 활약하는 경우는 빈번하지만 서유리처럼 최단 기간에 여러 게임에 동시 다발적으로 모델을 맡은 사례는 드물다.
과거 강예빈이 ‘통스통스’, ‘게임빌 2010 프로야구’, ‘고수 온라인’, ‘선계’ 등 여러 게임 모델로 활동한 사례와 견줄 수 있지만 동시에 여러 게임의 모델로 활동한 적은 없다.
최고의 아이돌 스타인 ‘원더걸스’, ‘카라’, ‘소녀시대’, ‘씨스타’ 등도 여러 게임 모델로 활약했지만 서유리처럼 겹치기 출연으로 논란이 된 경우는 없다. 오히려 게임사들이 도의적인 부분과 마케팅 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해 이전에 게임 모델을 했을 경우 시차를 두거나 다른 모델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지적에 네오위즈게임즈와 엔트리브소프트는 계약상 문제가 없고, 양사가 잘 협의해 진행된 일인 만큼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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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계약을 맺은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는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절차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 삼을 게 없다는 생각이다. 엔트리브 측도 게임의 장르가 다르고 이용자들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자체 평가했다. 야구 모델로서 신선했고 이슈 몰이하는 데 성공했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외부의 평가는 당사자인 두 회사와 정반대다. ‘모델은 곧 제품 얼굴’이라는 마케팅 공식을 무시했고,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불러일으킨 실패한 홍보 마케팅이란 시각이다. 에이지오브스톰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가 가장 큰 피해자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