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민간 주도 2년째를 맞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13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모나 내용 부분에서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지기보다 전시성 사업으로 퇴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14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2013에 대한 관심이 냉랭하다. 지스타는 매년 신작 공개와 다양한 이슈 몰이를 주도해왔던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였지만, 올해 지스타의 위상은 예전만 못할 것이란 것.
이는 각 게임사가 지스타 참가 자체를 검토하지도 않거나 회의 안건으로도 올리지 않았다고 알려져서다. 다음 달 초 지스타2013 참가 업체에 대한 가닥이 나올 예정이지만, 참여율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워게이밍 등의 게임사 외에는 지스타의 메인 부스인 B2C 참여를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게임사는 참여 게임사의 리스트를 보고,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렇다면 지스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돈 문제가 컸다. 각 게임사의 지스타 참가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한 부스 임대 및 인테리어 비용, 직원 숙박과 체류 비용 등을 감안하면 게임사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각 게임사가)지스타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은 쏟아 붙는 비용만큼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며 “부스 임대와 숙소 등 운용 비용이 각 게임사에겐 부담이다. 오히려 지스타 기간 사용하는 자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년 지스타 사무국이 각 게임사에게 지원하는 부분도 기대 이하였다. 모든 준비는 각 게임사가 알아서 진행해야하다 보니 지스타 기간은 지옥이었다”면서 “지스타에 참가하기 보다 비용을 더 들여 게임을 빨리 개발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지스타는 부산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 시각 때문에 참여율이 낮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의 게임 규제 움직임에 부산 해운대 지역 의원이 편승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지스타 보이콧을 선언한 이유다.
지난해 1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서병수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게임 산업 규제를 골자로 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은 청소년 게임 제한 시간을 확대할 뿐 아니라 인터넷 게임 중독 치유 부담금을 강제로 징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A 게임사 대표는 “지스타가 부산서 열리지 않았다면 다른 분위기였을 것”이라면서 “지스타가 전시성 사업이란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개최하거나, 게임사가 몰리고 있는 성남 판교 부근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게임사는 지스타의 흥행에 대한 관심 보다 빨리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스타 기간 해외 파트너사를 만나 서비스 계약을 동시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들 회사는 B2C가 아닌 파트너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B2B 부스를 선호했다.
일부 중소 게임사가 진행하는 해외 서비스 계약 과정을 보면 이메일 등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이후 지스타 등의 게임 전시회 기간 계약을 마무리한다. 이는 각 국의 파트너사를 찾아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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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사업 담당자는 “비싼 B2C 보다 B2B 부스를 통해 각 파트너사와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지스타는 일반인에게 게임을 소개하는 자리보다 해외 파트너사와 오랜 시간 의견을 나눴던 해외 수출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자리란 점에선 중요하다. 지스타 흥행과 위상은 관심 밖이다”라고 했다.
지스타2013 개막은 이제 약 삼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음 달 공개되는 참가 업체 리스트에 따라 흥행 여부를 미리 내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