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분별한 게임 규제 논란으로 ‘지스타 보이콧’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의 동참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의 규제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지만, 당장 지스타 불참에 따라 나설 대형 게임사들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이하 게임협회) 소속 회장 및 부회장사들은 이 달 열리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최근 이슈로 떠오른 ‘손인춘 법’과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손인춘 법이란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 17명의 국회의원들이 지난 8일 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일컫는다. 이 안에는 게임 셧다운제 적용 시간 확대와, 게임 사업자들의 게임 중독 치유기금 강제 징수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실효성 없는 ‘삼중규제’라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지난해 지스타 메인 스폰서였던 위메이드의 경우는 올해 행사의 불참을 선언했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시의 소속 의원들이 이번 법안에 이름을 올린 항의의 뜻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운영위원회의는 게임협회가 매월 진행하는 공식 회의로, 정확한 일정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이 회의에는 회장사인 네오위즈게임즈와 부회장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NHN, 위메이드, CJ E&M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7개사만 참석한다.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될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때문에 실제 이 자리에서 지스타 보이콧과 관련한 내용이 안건으로 올라올지, 또 이에 대형 게임사들이 동의의 뜻을 표할지는 미지수다.
게임업계의 여론을 감안한다면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정부의 규제 정책에 대해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자 지스타 보이콧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의 동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무자들의 입장을 알아본 결과, 대형 게임사들이 위메이드가 공개 제안한 지스타 보이콧에 당장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부에 감정적인 대응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고, 개별사들의 발언이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사 관계자는 “위기감을 느낀 부산시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당장 감정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고 본다”면서 “협회를 통해 업체의 공통된 의견을 모으고 논리적으로 준비한 뒤 냉정하게 대처할 사안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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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기존에 폐기됐던 법안을 짜깁기하고 총망라한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낮고 입법 절차의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만큼 업계는 차가운 자세로 적절한 시점에 내밀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협회 측은 “이번 운영위원회의에서 지스타 보이콧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회원사들이 각기 결정할 부분”이라며 “아직은 업체들도 어떤 입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