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쳐 1호, 비트컴퓨터 30주년

일반입력 :2013/08/26 16:45    수정: 2013/08/26 16:48

비트컴퓨터(대표 조현정, 전진옥)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1호, 벤처기업 1호, 의료정보 전문회사 1호란 타이틀을 보유한 이 회사는 1983년 8월 창업한 이래 짧지 않은 기간을 버텼다.

비트컴퓨터는 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던 조현정 회장이 자본금 450만원, 직원 2명으로 청량리 소재 맘모스호텔 객실에서 맨손으로 시작했다. SW업종에 대한 사업자분류코드도 없고(1988년 신설), 벤처캐피털법도 없고(1986년 제정), 정부 창업지원제도도 전무했던 척박한 환경에서 한 대학생의 도전정신으로 탄생했다.

48k바이트 용량의 애플PC가 전부였던 시절, 일반인에게는 소프트웨어는 커녕 컴퓨터라는 단어도 생소했다. 조현정 회장이 당시 독학으로 익힌 소프트웨어 기술로 국내 최초의 상용 소프트웨어인 ‘의료보험 청구 프로그램’을 개발 공급한 것이 비트컴퓨터의 시작이다. 당연히 비트컴퓨터의 개발작마다 ‘국내 최고’ 혹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비트컴퓨터는 급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착한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추구하는 성장 전략을 세우고, 창의적인 고급SW개발자 양성을 통한 생태계공헌을 위해 1990년부터 비트스쿨을 설립해 운영중이다. 23년간 8천600여명의 비트출신을 배출해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다. 2000년 조현정 회장의 사재를 출연해 만든 공익재단 ‘조현정 재단’은 벤처기업인이 만든 1호 장학재단으로 기업인의 이익을 사회와 함께하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비트컴퓨터는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박차를 가해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회사 설립 이래 의료정보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며 백지 상태였던 국내 의료정보시장을 이끌어 온 비트컴퓨터는 창업이래 줄곧 국내 의료정보 시장 1위의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현재는 태국, 미국, 카자흐스탄, 몽골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 수출은 이미 연착륙돼 태국 현지 법인인 ‘비트닉스(BITNIX)’는 21개 종합병원에 구축실적을 보유했다.

이 회사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u-헬스케어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하에 관련법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 중 원격진료분야는 국내 시범사업과 해외 수출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조현정 회장은 “비트컴퓨터는 강한 기업이어서 장수하는 기업이 아닌, 생태계 기여를 통해 오래 살아있는 그래서 강한 기업이기를 원했다”라며 “사막 속에 혼자 살아 남아 있는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밀림 속의 한 그루가 훨씬 오래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모든 기업가라면 밀림이라는 생태계 조성과 발전에 저마다 역할이 있어야만 한다”라며 “비트가 척박한 사업 환경에서 지금까지 생존과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생태계가 좋아야 우리 회사도 함께 좋아진다’는 신념으로 꾸준한 사회 활동뿐 아니라 벤처와 SW생태계의 조성과 활성화에 노력해 왔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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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30년이 된 기업으로서 회사 규모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 또한 대한민국 SW사업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반증이다”라며 “창조경제 시대의 가장 핵심이 되는 SW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밝힌 요즘, 비트는 앞으로도 창업 당시의 초심과 원칙을 고수하고, 새로운 환경과 시장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최장수 기업으로서 향후 30년 이상을 내다보는 회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컴퓨터는 지금까지 10, 20, 25주년 행사도 그러했던 것처럼 대외 행사 없이 지난 24일 직원들과 가족이 모인 가운데 ‘직원을 위한 내부행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