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용, 화려한 용, 이상한 용"

일반입력 :2013/08/24 08:17    수정: 2013/08/25 09:53

남혜현 기자

귀여운 용들의 시대가 열렸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아기자기한 마을에, 수백 종의 드래곤이 공존한다. 불을 뿜어대는 무서운 용 대신 머리에 꽃을 단 공주병 용, 피터팬을 닮은 요정 용들이 하늘을 난다.

이노스파크가 개발한 '드래곤프렌즈'가 글로벌 여심을 잡겠단 야심찬 계획 아래 22일 출시됐다. NHN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꾼 한게임이 서비스한다. 룰더스카이 개발 주역들이 뭉친 이노스파크와 모바일 게임 시험대에 오른 한게임의 만남이라 주목된다.

갓 태어난 따끈따끈한 신작 '드래곤프렌즈'를 해봤다.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귀여운 용의 캐릭터. 구매, 교배, 마법 등을 통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수백가지 용을 창조해낼 수 있다.

게임 초반 쉬지 않고 날아드는 퀘스트도 심심할 시간 없이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요소다. 기본적으론 드래곤 육성 게임이지만, 사람 캐릭터인 샤이가 밭을 일구고 양, 돼지, 오리 등 각종 동물을 기르며 건물을 짓는 마을 건설 요소도 가졌다.

지상엔 마을 건설, 상공엔 드래곤 쇼. 드래곤프렌즈는 통상 '땅 위'로 한정된 SNG 무대를 하늘까지 넓혔다. 가로로만 나열해 비좁게 느껴질 수 있는 게임 무대를 세로로 확장한 셈이다. 공간이 넓어지니 탁 트인 시원함을 준다. 때로 5인치 화면 너머로 용들이 날아가버려, 점호가 피곤하기도 하지만.

건물 짓기 퀘스트는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다. 초반에 주어지는 공간이 금방 차서 곧 땅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할 만큼.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드래곤의 은밀한 교배 장소를 만들어 준 후, 사랑의 결실인 알이 부화할 장소를 만들다 보면 한 두시간은 훌쩍 흐른다.

기본적인 건물을 짓고 나면, 이제 관심은 주인공인 '용'에 쏠린다. 무료 다운로드 게임인 드래곤프렌즈가 자연스레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부분도 바로 어떤 용이 태어날까, 생겨나는 호기심이다. 그런데 이 용들의 생김새는 최근 인기를 끈 팜플의 '모아모아용'과는 다소 다르다.

모아모아용이 한국인들의 정서에 더 가깝다면, 드래곤프렌즈의 용들은 조금 서구적이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어딘가 극장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를 연상시키는 외모다. 이노스파크 측은 드래곤프렌즈는 한국 뿐만 아니라 북미 이용자들도 고려해 만든 게임이라 설명했다. 룰더스카이가 국내 여심을 잡았다면, 드래곤프렌즈는 글로벌 여심을 노린단 전략이다.

때문에 태어난 용들의 캐릭터도 가지각색이다. 어떤 용은 '토르'를 연상시키듯 힘세고 듬직해 보인다. 또 다른 용은 커다란 장미를 머리에 꽂고는 예쁜 척 웃는다. 요정 용용이는 웬디 곁을 나는 피터팬처럼 작고 귀엽다.

다음은 드래곤프렌즈의 마케팅 요소다. 이노스파크와 한게임은 드래곤프렌즈를 카카오 게임에 입점시키지 않았다. 오랜 기간 공들인 만큼, 카톡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대신, 특정 아이템은 카카오 친구 초대 메시와 페이스북 친구 찾기 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하트'로만 구입하게 했다. 가령, 강아지나 고양이, 소, 오리 등은 하트를 통해서만 살 수 있다. 친구를 초대하거나 내 친구의 섬에 날아가 일손을 도와야 하트를 얻을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채팅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신재찬 이노스파크 공동대표는 이달 초 드래곤프렌즈 공개 간담회에서 차세대 게임에선 이용자간 교감과 커뮤니티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화면 오른쪽에 위치한 채팅 아이콘을 누르면 함께 게임을 하는 친구와 실시간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풍경이다.

마지막으로 그래픽. 신축한 건물 색을 이용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그만큼 색감은 탁월하다.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유려한 편이다. 이노스파크는 드래곤프렌즈를 '현존하는 SNG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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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그래픽이 화려한 대신 발열이 심하다. 게임을 실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용하던 갤럭시S4가 뜨끈뜨끈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휴대폰을 쥔 손이 뜨겁게 느껴질 정도다.

원더걸스 출신 '선미'를 기용,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으나 아직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물론, 흥행을 논하긴 이르다. 아직 출시 이틀밖에 되지 않은 신작이다. 입소문을 제대로 탄다면, 어떤 기록을 세우게 될까. 룰더스카이의 명성을 잇게 될 지 주목되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