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D-1, 이통사 전략싸움 활활

일반입력 :2013/08/18 10:02

정윤희 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파수 경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오는 19일 오전 9시부터 1.8GHz, 2.6GHz의 주인을 가리는 경매에 들어가게 된다. 이동통신3사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전략을 체크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올해 경매는 ‘복수플랜 혼합경매’ 방식으로 지난 2011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KT 인접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과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을 복수로 제시하고, 혼합방식의 경매를 통해 입찰가가 높은 밴드플랜과 낙찰자를 결정하게 된다.

예상 가능한 경우의 수 역시 늘어났다. 두 개의 밴드플랜을 낙찰가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경매대금이 최소한 2조~3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매의 중심은 1.8GHz D블록이다. D블록을 차지하려는 KT와 이를 저지하려는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경쟁하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로서는 1.8GHz D블록 확보에 사활을 건 상태다. 이미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기존 LTE보다 두 배 빠른 LTE-A를 상용화했기에 더욱 그렇다.

2G 종료가 늦어져 LTE에서 한 발 뒤쳐진 KT가 D블록을 확보할 경우 LTE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LTE-A보다 적은 투자만으로도 광대역 서비스로 LTE-A와 같은 두 배의 속도를 내기 때문에 단시간에 경쟁사와 맞설 수 있다.

다만 D블록의 가격이 너무 높이 치솟을 경우에는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입찰가가 임계점을 넘을 경우 오히려 D블록을 고집하는 것이 독(毒)으로 작용할 수 있다. KT는 그동안 KT의 D블록 낙찰을 막으려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대해 담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D블록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밴드플랜1에 집중해야 하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A, B 두 개 대역에만 입찰할 수 있으며, LG유플러스는 C, D대역까지 모두 입찰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1.8GHz 대역이 매력적이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유일하게 1.8GHz에서 2G만을 서비스하고 있다. 경매 초반에는 밴드플랜1에서 입찰가를 높이다가 막판에 밴드플랜2의 C블록에 입찰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다.

SK텔레콤은 1.8GHz 입찰이 제한돼 A, B블록에만 입찰할 수 있다. 일단은 KT의 D블록 낙찰을 막기 위해 밴드플랜1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경매 진행 상황과 전략에 맞춰 밴드플랜을 오가며 입찰가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3사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좀 더 운신의 폭이 넓은 셈이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다양한 변수가 돌출될 가능성이 있어 경매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앞서 경매 과정의 과열과 담합을 막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기본입찰증분을 2011년 경매 당시 1%에서 0.75%로 낮췄으며, 경매를 오름입찰 50라운드+밀봉입찰로 총 51라운드까지만 진행되도록 했다. 지난 2011년 경매 당시에는 83라운드까지 경매가 이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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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서 작성시간은 1시간으로 늘렸다. 지난 경매 당시에는 30분이 주어졌다. 이밖에도 미래부는 경매관리반을 설치해 담합, 경매진행 방해행위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담합신고를 접수, 처리토록 했다.

미래부는 “올해 주파수 경매로 고품질 통신서비스를 조기에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편익과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과열경쟁 및 불공정행위를 방지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