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폭염, 동물원의 여름나기

사회입력 :2013/08/12 16:44

뜨거운 폭염에 동물원의 동물들도 무사한 여름나기를 위해 떠들썩하다.

서울동물원은 지난달 2일 서울대공원 명예동물원장으로 위촉된 영화배우 박상원, 홍수아씨와 함께 떠나는 서울동물원 동물들의 여름나기 현장을 12일 공개했다

지난 2010년 9월 스리랑카에서 들여온 아시아코끼리 ‘가자바와 수겔라’를 비롯한 코끼리들은 무더운 여름이면 두 귀를 펄럭이며 열을 발산하거나 코로 흙을 등에 뿌려 직사광선을 피하거나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 너른 코끼리 방사장 인공샤워기 4대가 설치되어 시원한 물줄기가 코끼리를 향해 뿜어낸다. 특히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도록 설치된 소방호스의 물줄기는 코끼리의 육중한 몸을 적시고 입을 벌려 상당량의 물을 그대로 마셔 버리거나 코로 받은 물줄기를 자신의 온몸에 쏟아 붓는다. 보는 사람도 시원함을 느낀다.

시원한 목욕시설(웅덩이)도 완비돼 코끼리들은 시원한 웅덩이에 풍덩 몸을 담근 채 목욕을 즐기며 관람객들이 직접 제공하는 먹잇감을 받아 먹으며 즐거움을 나눈다.

유인원은 피서법이 사람과 비슷하다.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 등 유인원들은 무더운 폭염이 쏟아지면 사육사가 건네준 얼음 속에 과일과, 요구르트, 오렌지주스 등을 넣고 꽁꽁 얼린 빙수를 넣어 주면 가슴 속에 껴안고 무더위를 식힌다.

신유인원관 마다가스카라를 재현한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은 야외방 사장으로 나와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조그만 조막손으로 바나나를 얼린 조그만 얼음조각을 먹으며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호랑이와 사자는 별다른 피서법이 없다. 다만 호랑이는 만사가 귀찮다는 듯 그냥 늘어진 배를 드러내고 휴식을 취하다가 소방호수를 이용한 사육사의 시원한 물줄기 서비스가 제공되면 상쾌한 기분으로 우리 안을 날뛰다가 가끔은 관람객들 곁으로 달려가 물을 튕기는 짖궂은 장난을 치곤한다.

샤워를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제공되는 닭과 쇠고기를 넣고 얼린 얼음덩이는 최고의 간식거리가 된다. 한입 가득 문 얼음덩이는 물 속에서 살살 녹아 무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하게 식혀 주며 물속에서 먹는 간식은 그야말로 여름날 최고의 웰빙피서법이 된다.

힘든 여름을 이기기엔 다른 동물도 마찬 가지. 서울대공원에서는 곰 등 다른 동물들에게도 시원한 과일과 함께 얼음을 넣어 준다. 나무늘보가 나무 위에서 얼음을 껴안고 잠든다. 열대의 밀림 속으로 꾸며진 동양관 내부에는 뜨거운 야외와는 달리 스콜현상이 재현된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실내에 들어선 관람객과 동물들을 시원스럽게 해 준다.

화려한 색깔의 레서팬더는 애교 많은 동물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해 나왔다. 레서팬더는 사시사철 야외에서 생활하며 겨울철엔 난방기, 요즘같이 무더운 날이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무더위를 이겨 낼 수 있도록 했다.

동물원을 탈출 했다 돌아온 말레이곰 꼬마에게는 무더위를 위해 야외방사장에 서식지 환경에 알맞은 습지 등을 조절 할 수 있는 시설을 완비했다. 뜨거운 햇볕아래에서도 비를 맞을 수 있도록 스프링 쿨러를 설치하는 등 시원한 동물원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새로 꾸며진 미어캣 전시장은 사계절 내내 동물이 야외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조성돼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으며 특히 무더운 여름엔 꽁꽁얼린 얼음 속의 밀웜을 시원한 간식거리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매년 24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동물사료비를 구입해 동물들에게 제공해 왔다. 그러나 서울대공원 조경과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대공원 내 유휴공간을 개발해 동물들의 사료를 생산하자는 아이디어를 모아 공원 내 분수대 주변 공간 등 12ha를 개발 활용해 먹이숲 조성사업을 실시했다. 여기에서 수확된 사료는 맛있고 영양가 있는 생초로서 동물의 건강과 행복지수를 높이고 사료비도 일부 절감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서울동물원 내 사육동물 320종 2400여 마리의 동물 가운데 초식동물 75종 560수에 먹는 즐거움과 건강에 일조하게 될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12월부터 먹이숲을 조성해 3~4월경부터 호박, 당근, 귀리, 옥수수, 감자, 상추 등을 파종했으며, 5~6월엔 고구마와 수수, 조, 해바라기 씨앗 등을 파종해 연중 사계절 동물들에게 싱싱한 무공해 사료를 제공하게 됐다.

또한 금년 들어 지금까지 매주 평균 3회씩 농사를 거둬 싱싱한 야채 등을 공급해 왔으며 6월말 현재까지 코끼리가 전시된 대동물관 등 17개 동물사에 30톤의 먹잇감을 제공해 왔으며 향후 12월까지 21종 142톤의 동물먹잇감을 수확, 제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수확된 먹잇감은 사육사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먹이풍부화 연구로 활용된다. 먹이풍부화란 먹잇감을 활용해 동물들의 야생에서의 생태와 습성을 고려한 야생성 살리기 프로젝트로서 요즘처럼 더위에 지쳐 누워있는 동물들에겐 건강은 물론, 새로운 활력충전의 시간이 된다.

박선덕 동물영양팀장은 “동물원에서 지금까지 건초 등을 먹여왔던 동물들에게 싱싱한 생초를 제공한다는 것은 동물들의 건강 및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힐링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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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원과 홍수아는 첫 명예동물원장 체험과 함께 무더위에 지친 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며 향후 서울대 공원은 물론 앞으로도 야생동물사랑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은 물론 모든 시민이 함께 동참하는 시민참여 프로그램 개발, 운영도 함께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명예동물원장과 함께하는 동물원의 여름나기 행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대공원에서 펼쳐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