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잔디밭에 누워서 영화나 볼까?”
최근 야외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초소형 프로젝터가 인기다. 야외 캠핑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캠핑 관련 용품들에 대한 수요, 그 중에서도 야외에서 영상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초소형 프로젝터 판매량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이노아이오가 공동 개발한 보급형 제품 'SKT스마트빔'의 경우 상반기 월 3천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 중이다. 하반기에는 홈쇼핑 판매를 병행하며 상반기 대비 두 배 이상 판매량을 기대하고 있다. 고급형 제품인 LG전자의 '미니빔TV'도 상반기 동안 전년동기 대비 60%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며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원래 사무실이나 학교 등 교육 현장에서 주로 쓰이던 프로젝터를 작은 크기로 만들고 자체 배터리를 통해 전원을 공급하는 형태로 개발된 것이 바로 초소형 프로젝터 제품군이다. 이 중에서도 휴대를 더욱 간편하게 크기를 줄인 제품이 바로 피코프로젝터다.
초소형 프로젝터의 가장 큰 매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 화면을 곧바로 영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나 스포츠 경기 중계 등을 어디서나 대형 화면으로 즐길 수 있어 캠핑족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피코프로젝터의 크기는 가로와 세로, 높이가 대략 4~6cm 가량으로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직사각형 큐브 형태에 무게도 100g대에 불과, 휴대성이 좋아 최근 캠핑 열풍에 맞춰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보급형 피코프로젝터로는 최근 SK텔레콤과 이노아이오가 공동으로 출시한 피코프로젝터 'SKT 스마트빔'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이 이노아이오와 함께 개발, 판매하는 이 제품은 20만원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전원 연결 시 스마트폰 등 연결된 모바일 기기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노아이오 관계자는 “첫 출시는 지난해 이뤄졌지만, 올해부터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월 판매량 3천대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홈쇼핑 광고도 병행하면서 상반기보다 월별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삼성전자도 피코프로젝터를 출시했다. 지난 2011년 생활가전사업부가 프로젝터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빔프로젝터를 취급하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무선사업부에서 EAD-R10이라는 제품을 출시하며 다시 한 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20만원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의 특징은 갤럭시S 시리즈 등 다른 삼성전자 제품과 호환이 잘 된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참여한 MHL 컨소시엄의 표준 규격을 지원, 기존 삼성전자 제품들과 손쉽게 연결되고 제어도 가능하다는 것이 편리한 점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LG전자는 보급형보다는 고급형 제품 ‘미니빔 TV'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기는 책 한 권 크기로 피코프로젝터보다 다소 크지만, 휴대하기에는 큰 부담이 없을 뿐더러 HD급 화질을 구현할 수 있고 명암비도 보급형 피코프로젝터의 800:1 수준보다 훨씬 높은 10만:1 수준을 보이는 고사양을 자랑한다. 80만원대 가격이 부담이지만 전년동기 대비 60% 이상 큰 폭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것이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필름 영사기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클래식 미니빔TV’ 시리즈를 출시하며 캠핑족을 겨냥한 행보에 나섰다. 디지털TV 방송 수신기를 탑재해 안테나만 있으면 바로 TV 정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상의 제품들은 최근 LED 광원을 채택하는 등 2~3만시간의 제품 수명과 저전력 등을 내세우며 첨단 기술이 적용된 캠핑용 IT제품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을 토로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점은 배터리 용량이다. 대개 완전 충전시 2시간 내외의 배터리 수명을 보여,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면 배터리가 다 방전되고 만다. 보통 3~4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야구 경기를 1회초부터 9회말까지 다 볼 수 없는 수준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또 일부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과 연결 시 충전 단자를 통해 프로젝터와 연결하기 때문에 따로 전원을 연결하지 않으면 스마트폰을 충전하며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불편한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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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한 저전력 구현으로 과거보다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작은 크기를 구현하다보니 배터리 용량에 어느 정도 한계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피코프로젝터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아예 내장하려는 국내 연구진의 움직임도 추진되고 있다. 이종현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주도로 '3D HD 영상을 위한 스마트 피코프로젝터 부품 및 엔진 개발’이라는 주제의 연구가 기획 단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장화 기술이 실현될 경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와 연계되어 적용되면 기존 3D TV와 피코프로젝터가 놓치고 있었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