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블랙아웃?…IT업계 긴장 최고조

일반입력 :2013/08/02 16:54    수정: 2013/08/02 17:35

송주영 기자

올 여름 유독 긴 장마의 끝자락에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른 냉방기 가동으로 전력수급 상황에 비상이 걸리자 IT업계에서도 전력 절감에 함께 나섰다. 직원들의 의상은 가볍게, 조명은 최소화,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등 산업계는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노력을 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무더위에 따라 고강도의 대책이 없을 경우 내주에는 예비전력이 마이너스 103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는 이날 전력난을 헤쳐나갈 수 있는 고강도 비상 대책을 내놨다. 산업부는 계약전력 5천kW 이상 산업용, 일반용, 교육용 소비자 2천637호 등 전력 다소비 업체를 대상으로 220만~280만kW 규모의 절전규제를 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SK u타워 피크타임대 자체발전기 운영 등

IT업계에서는 전력 절감을 위한 자구 노력을 시작했다. 건물 내 자체 발전기를 돌리는 등 전력난 대응에 동참하기로 했다.

SK C&C는 반바지를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쿨비즈, 조명등 끄기에 이어 오는 5일부터는 분당 정자동 사옥의 자체 발전기 가동을 시작한다.정자동 SK u타워는 925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를 갖췄다. 발전기 운영 시간은 피크타임대인 오전 10시부터 11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이 시간대에는 한전 전력 대신 자체 발전시설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SK u타워는 엘리베이터도 전력 피크타임대에는 총 6대중 4대만 가동한다. 고·중층부로 나눠 엘리베이터 가동 대수를 줄인다.

IT서비스 업계에서는 자체 발전기를 돌리는 기업이 많다. SK C&C 외에도 그룹사 사옥을 사용하는 아시아나IDT, LIG시스템도 발전기를 가동한다. LIG시스템 관계자는 “여름 등 전력난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그룹사 발전기가 돌아가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도 전력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피크시간대 기업체에 방문하면 서버 가동을 위해 발전기 가동을 준비하는 모습을 자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벤더도 동참...한국HP 서버 Off 등

우리나라 기업 뿐만 아니라 외국계 업체도 전력난을 돌파하기 위한 절감작업에 동참했다. 한국HP는 2층의 데모센터의 서버를 필요에 따라 가동 중단한다. 데모센터 관람객이 없을 때는 잠시 서버의 전원을 끄고 필요할 때 다시 운영한다. 전력비 절감 차원이다.

건물 정책에 따라 냉방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들도 있다. 한국IBM 사무실은 피크시간대에는 30분 냉방, 30분 휴무 체계로 전환한다.

시간을 나눠 냉방기를 30분 동안 가동하고 중단하고를 반복한다. 한국IBM 입주한 건물은 군인공제회가 운영한다.

한국EMC가 입주한 강남 파이낸스센터도 동일한 체계다. 오후 2시부터는 30분 단위로 냉방기의 가동, 중단이 반복된다. 한국EMC는 사무실의 열기를 선풍기로 식힌다. 한국EMC 관계자는 “동호회 차원에서 선풍기를 구입하는 등 전력 소모량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전력난 속에 솔루션 업계의 전력절감 제품도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한국IBM이 내놓은 에너지 효율화 진단 서비스는 지난 3년 동안 30군데가 받았다. 효율화 진단 서비스는 ▲IT시스템을 지원하는 냉각, 전기, 건축시스템의 에너지 사용량을 진단한다.

한국IBM 관계자는 “전력난 속에 진단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일반기업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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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속에 저전력 서버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했다. 한국HP, 인텔코리아 등은 저전력 서버 문샷 알리기에 나섰다.

관련업계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력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대 초반에도 하드웨어 업체들은 전력관리 솔루션을 출시했었다”며 “당시에는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없어 판매가 부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