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의 사진찍기, 녹음 기능 등을 통제할 수 있는 모바일디바이스관리(MDM) 국내 시장이 수년 째 답보 상태다. 내부 직원에 의한 정보유출 사고 방지를 위한 수요가 있지만, 보안과 통제에만 집중하다 보니 업무 효율성 제고 등 시장 확산 요소가 상대적으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입 카드를 찍지 않으면 내부에서는 카메라를 사용할 수가 없네요. 사진은 다음번에 찍어드릴께요.”
30일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원사업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본인의 스마트폰을 꼭 쥔 채로 작동하지 않는 카메라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삼성전자 직원의 스마트폰에는 보안 통제 툴인 MDM이 설치됐다. 이 시스템은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의 통제시스템과 연계됐다.
출입카드를 통제시스템에 대고 삼성전자 내부로 들어가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보안시스템이 작동해 카메라 등은 기능이 차단된다. 출입카드를 찍고 밖으로 나가면 보안기능은 해제된다. 사내에서 내부 정보를 촬영해 외부로 유출할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 기능을 원천 차단했다.
이전 같으면 보안직원이 카메라에 일일이 필름을 붙여 촬영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지만 이제는 MDM으로 통제한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는 모두 보안 중심의 MDM을 적용했다. LG전자 역시 MDM을 적용했다.
■대기업 MDM은 보안 중심
보안 기능이 들어간 MDM은 대기업에서는 보편화됐다. MDM은 민간 기업 뿐 아니라 공공분야에서도 활용한다.
국방부도 MDM을 적용했다. 국방부 역시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내세운 기능이 통제다. 국방부는 이달 MDM을 적용을 발표하면서 “촬영, 녹음, 파일 전송 등의 기능을 제한했다”는 점을 첫째로 꼽았다.
외산 MDM 업체는 우리나라에서 영업을 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털어놓는다. 한 MDM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사용자의 기기에 어떻게 업무를 이식할까하는 업무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우리나라는 MDM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보안”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의 MDM 접근 방식이 달라 해외업체는 본사 마케팅 전략으로 우리나라 시장을 넓히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시스코, 시트릭스 등 외산 업체 마케팅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회의, 파일공유 등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활용할 수 있는 부문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우리나라는 보안에 집중해 MDM 시장 확대가 느리다는 지적도 했다. 이들 업체가 보안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마케팅이 업무 시스템 지원에 맞춰졌다는 의미다.
■외국 모바일 기기, 블랙베리 등 업무중심
미국, 유럽 등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개인기기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발생한다. 미국 등에서는 개인이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를 회사의 자원으로 인식한다. 회사 업무를 지원해야 할 대상 기기다.
반면 우리나라는 모바일 기기는 개인용이다. 통제해야 할 대상이다. MDM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은 노트북도 개인이 원하면 애플, MS 환경 등 다양한 시스템을 인정하고 이에 맞춰 회사 업무를 지원한다”며 “BYOD에 대한 개념이 일찍 싹틀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업무, 개인용으로 각자 구분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직원들도 많다”며 “블랙베리가 미국시장에서 확산되고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한 이유가 기업 시장에서의 모바일 기기에 대한 인식 차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잦은 제조업 분야의 정보유출 사건 등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을 비롯해 10위권 내에 드는 그룹사 중 5개가 전자, 자동차, 철강 등 보안이 중요한 제조업을 핵심 분야로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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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종 등은 성장하는 중국과 같은 신흥 국가로 기업의 내부 정보가 흘러나가지 않도록 보안에 심혈을 기울인다.
MDM 업체 관계자는 “보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태생은 관리보다는 효율”이라며 “BYOD 시대에 MDM을 적용에는 기업의 업무 효율화에도 초점을 맞춰균형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