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거래 사이트의 원조격인 ‘필웨이(www.feelway.com)’는 지난 2002년 공식 오픈한 후 10년 이상 굳건한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전년도 거래액 1천600억원, 거래 중인 아이템은 81만 건에 이른다. 회원은 오래 전에 100만 명을 넘겼다.
100만 명이 이용하는 초대형 사이트임에도 필웨이의 성공 비결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창업자 김종성 대표의 친동생이자 현재 필웨이의 기술혁신팀장을 겸하고 있는 김성진㊲ 이사는 필웨이의 힘을 ‘Look&Feel’, 즉 ‘단순함’과 ‘직관성’으로 규정했다.
“아마 필웨이는 설립 이후 가장 리뉴얼이 적었던 사이트 중 하나일 겁니다. 시작할 때부터 플래시나 동적 이미지를 금지하고 사이트를 깔끔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 왔어요. 화려한 사이트가 유행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유저는 쉽고 깔끔한 사이트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필웨이의 이름 역시 ‘느끼는 대로, 보이는 대로’라는 창업 정신을 반영해 만든 이름이다. 물건을 파는 고객이나, 사는 고객이나 가장 쉽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김이사는 필웨이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불친절하다’는 역설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물건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소위 VIP 고객이나, 오늘 가입해서 급하게 소장품을 팔려고 하는 개인 소비자나 필웨이 내에서는 똑같은 대접을 받는다. 임의로 노출을 더해 준다거나, 순위를 조정해 준다거나 하는 일은 허락하지 않는다.
김이사는 “항상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야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필웨이의 자의적 판단이 들어가는 순간 사이트의 투명성과 생명력이 훼손된다”고 단언한다.
김이사의 중립성 추구는 명품 거래 사이트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함이 핵심이다. 업종 특성상 가품 논란, 가격 거품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필웨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03년에 시작한 ‘필웨이 명품지식’ 서비스는 필웨이를 오늘의 위상에 이르게 한 일등공신이다. 구매자들이 제품 사진을 올리고 가품 여부를 물어보면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판단을 해 주는 일종의 커뮤니티 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큰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명품 구루들이 탄생했고, 고객 신뢰도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김이사는 설명한다.
김이사는 신뢰도 유지를 위해 판매자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가품일 경우 2배 보상을 서약하고 판매하도록 하며, 제품 등록에서 구매 확정에 이르기까지 별도의 팀을 구축하고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수많은 명품 거래 사이트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온라인 장터에서 10년 이상 그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필웨이. 김이사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장터의 개념에서 벗어나 명품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관할할 수 있는 ‘명품 포털 사이트’로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이사와의 1문1답>
▲ ‘신뢰’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하는 듯 하다.
고가의 명품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데 믿을 수 없다면 그 사이트는 절대로 유지될 수 없다. 필웨이의 모든 정책은 ‘신뢰 유지’에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떤 식으로든 가품을 판매하려는 의도를 원천 차단하려고 한다. 2배 보상 서약은 물론이고 신고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확인되면 제보자에게 상당한 포상을 한다. 구매평을 조작하는 것이 발견되면 강력한 페널티를 부여한다. 필웨이에는 특혜도 없고, 차별도 없다.
▲ 사이트 리뉴얼에 대한 생각은 없나?
조금씩 다듬어오긴 했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이트의 큰 틀은 그대로 가지고 간다. 단순하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오랜 생명력을 가지는 것 같다. 단순함이 중요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의 생각이 다시 한 번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은 디자인 이전에 사용성과 안정성이다. 좀 더 절차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좀 더 안정적으로 트래픽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카페24(www.cafe24.com)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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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이 많다 보니, 광고 입점 제안이 많이 올 것 같은데?
이 시장이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감히 ‘독보적’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은 이런 유혹들에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양한 수익모델 비즈니스를 고민해야지, 사이트의 직관성이 떨어지는 어떠한 일도 최대한 자제하고 싶다. 앞으로도 필웨이는 최대한 유저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철저한 관리자의 역할만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