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 모바일 결제, 산 넘어 산

일반입력 :2013/07/18 08:17    수정: 2013/07/18 10:40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이 열린다. 통신사와 금융권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의 NFC 모바일 지갑이 출시되고 사용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성장에 걸림돌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줄을 잇는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42%, 이용자 수는 해마다 23%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NFC 결제 인프라 구축이 각국마다 활발하고, NFC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 중이기 때문이다. 통신 과금이나 모바일 앱을 통한 다양한 결제 방식이 활성화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 최근 보고서 내용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올해 판매되는 스마트폰 가운데 32.5%인 3억300만대는 NFC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선 지난해 기준 NFC 지원 스마트폰이 1천300만대에 이르렀다.

NFC 모바일 결제 토양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그럼에도 업계선 기대치보다 더딘 성장을 이어간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 편리한 방식임에도 사업 주도권 경쟁 등의 이유로 여러 난제가 산적했다는 것이다.

■NFC 모바일 결제 주도권 다툼

NFC 활용 모바일 결제서비스는 도입 방식에 따라 나뉜다. 이동통신사가 주도하는 유심카드, 금융권이 맞손을 잡은 마이크로SD카드, 스마트폰 제조사의 단말기내 임베디드(선탑재) 방식 등이다.

즉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앤 부베로 GSMA 사무총장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뜻을 모아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NFC 기능을 지원해줄 것을 오래전부터 요청해왔다고 털어놨다. 통신사 입장에선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조사 역시 이 시장에 군침을 흘린다. 삼성전자는 아직 NFC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삼성월렛이란 서비스를 내놓았다. 애플은 패스북이란 형태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단말로 직접 결제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쏟아지기 시작할 스마트워치의 주된 기능을 NFC 결제로 지목하기도 한다. 한 글로벌 IT 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보조 역할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NFC 기술로 손목에 차고다니는 신용카드, 지갑처럼 독자적인 용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그 나름대로 자신들이 지켜온 결제 시장을 갖추려한다. 지난해 말 주요 금융사는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등 유관기관과 자체 표준을 제정했다. 올 하반기 시범서비스를 거쳐 주요 모델로 자리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신시장에 대한 주도권 다툼은 당연한 일이지만, 글로벌 표준과 멀어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국내서 모바일 결제가 가장 앞서있고 아직 글로벌 표준은 없지만, 업계 이해관계에 따라 세계 동향과 동떨어진 서비스를 구축해 또 다른 IT 갈라파고스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비(非) NFC 방식 모바일 결제가 최대 라이벌

현재 NFC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에 가장 앞서 있는 업계는 통신사들이다. 이 가운데 SK플래닛이 행보가 눈길을 끈다. 2010년 단순 결제를 넘어 포인트 카드, 쿠폰, 기프트콘, 상품권 등의 여러 기능을 품은 ‘스마트월렛’으로 모바일 지갑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월렛은 새로운 결제 수단 등장에 약점으로 꼽히는 가맹점 확보도 활발한 편이다. 회사 측은 50여개 전국단위 사업자 22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전국 8만여개 매장에서 이용가능하다고 밝혔다. 또약 3천만당의 멤버십 카드가 스마트월렛을 통해 발급됐다고 덧붙였다.

국내서 NFC 시범존을 구축하기도 하고 일본 이통사인 KDDI, 소프트뱅크와 제휴도 진행했다. 이달 초에는 러시아 3대 이통사에 NFC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글로벌 표준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재환 SK플래닛 플랫폼 비즈 사업부장은 “글로벌 표준을 이끌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NFC 서비스 솔루션을 진출시키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서비스명인 ‘스마트월렛’을 2011년 내놓았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200만, 가맹 브랜드는 100여개다. 이듬해 KT는 ‘모카’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의 경우 NFC만이 아니라 바코드, QR코드 등 다양한 방식을 구축했다.

여기에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과 별개로 카드사들이 뛰어든다. NFC 기능을 활용하기도 하고 비 NFC 기술로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KT 모카와 같이 바코드, QR코드나 앱을 통한 결제(IAP) 등으로 나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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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신용카드 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높은 보급률이 모바일 결제 성장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모바일로 옮겨가기 위한 몸부림으로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봤다.

이처럼 비 NFC 방식이 힘을 키워 NFC 모바일 결제가 밀려나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밀려나버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