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수강신청? “있어도 안써요”

일반입력 :2013/07/01 11:22    수정: 2013/07/01 17:13

이재운 기자

국내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모바일 학사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수강신청'은 있으나 마나 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8일 본지가 수도권 주요 대학교 2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곳을 제외한 19개 학교가 수강신청이나 성적 확인 등 학사 행정을 처리하는 시스템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도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접속할 수 있었으며, 고려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숙명여대, 동국대, 성신여대 등은 모바일 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숙명여대, 한국외국어대 등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수강신청이 가능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부분 모바일 학사행정 시스템이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강신청의 경우 선착순으로 마감되는 특성상 PC에 비해 화면이 작고 속도도 느린 탓에 실제 수강신청 시에는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균관대 재학생인 S씨는 “인기 강좌는 순식간에 마감되는데 언제 모바일로 하고 있나”며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막상 모바일 페이지를 개발했음에도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 많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시립대 재학생인 L씨는 “제대로 뜨지 않는 메뉴가 많아 공지사항 확인하는 정도로만 쓴다”고 답했고, 성신여대 졸업생인 C씨도 “PC에서 팝업창으로 뜨는 기능은 모바일에선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일부 대학교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어플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S대의 경우 학생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원칙적으로는 성적을 열람할 수 없는 성적입력기간에도 성적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문제가 생기자, 학생이 제작한 어플의 전산망 접속을 차단하는 대신 학교가 공식적으로 모바일 페이지 접속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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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A대 등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이 제작한 어플도 차단한 채 내부 전산망의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모바일 접속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등 ‘무조건적인 차단’ 정책으로 일관하는 곳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메뉴 하나 새로 추가하는데도 수백만원 이상이 들어가는 등 예산 문제 때문에 지원이 어렵다”면서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 꼭 필요한 메뉴를 모바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