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A, EU 도청·사이버 공격 정황 포착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럽연합(EU) 사무실과 본부를 겨냥해 도청과 사이버 공격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9일(현지시각) NSA의 대규모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㉚으로부터 입수한 NSA의 비밀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문건엔 NSA가 워싱턴DC에 위치한 EU 사무실 빌딩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전산망에 침투, 내부 회의를 엿듣고 이메일과 내무 문서도 몰래 열람한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건은 지난 2010년에 제작돼 비일급비밀로 분류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NSA는 뉴욕 UN본부 주재 EU 대표부 사무실과 브뤼셀 EU 본부 건물 등도 도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슈피겔은 NSA가 문건에서 EU 사무실들을 '위치 표적(location target)'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NSA 소행으로 보이는 사이버 공격도 언급됐다.

슈피겔은 5년여 전에 E, 이사회 본부 건물인 주스투스 립시우스 빌딩의 원격 관리 시스템에 침투하기 위한 전화 통화 시도가 있었으며, 당시 EU 보안 책임자가 본부 빌딩 전화망 원격 관리에 쓰이는 전화번호와 유사한 번호로 수차례 전화가 걸려온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일어난 후 해당 번호를 추적한 결과, 발신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가 있는 브뤼셀 외곽의 에베르 지역이었으며, 인근에 NSA가 사용하는 별도의 건물이 있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EU측도 NSA의 불법 도청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미국 정보당국에게 이같은 주장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요구하고 확실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