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게임 사업 확대 바람이 거세다. 2000년대 초반 피처폰 게임 소싱 정도에 그치던 것이 최근 들어 모바일 게임 개발 솔루션 구축이나 운영은 물론 클라우드 환경 지원, 직접 퍼블리싱(배급) 등 다양한 분야로 넓히는 모양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차세대 사업으로 준비했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게임 영역으로 확대하는데 활발한 모습이다. 스마트폰 게임을 중심으로 유통력도 꾸준히 강화하며 직접 게임 서비스에 나서기도 한다.
우선 KT와 SK텔레콤은 클라우드를 이용한 게임 운영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C게임즈’가 눈길을 끈다.
통신사 별로 운영 중인 스마트폰 앱 장터(모바일 오픈마켓) 서비스 강화를 위해 모바일 게임 소싱 작업 경쟁도 치열하다. 모바일 기기를 넘어 IPTV를 활용한 게임 시장에도 움직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기술 활용, 게임사 모시기 경쟁
우선 KT는 클라우드사업추진팀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총괄한다. ‘유클라우드비즈’를 무기로 각종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게임 고객사를 늘리는 분위기다.
최근 모바일 게임 산업의 경우 트래픽의 급격한 변화와 짧은 서비스 기간 등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체 서버를 갖추기 어려운 일부 게임사들은 클라우드 환경을 찾기 시작했고, KT는 이 수요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게임사 넥슨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넥슨은 지난 2011년 게임업계 최초로 유클라우드 비즈를 사용해 상용화한 회사다. ‘SD삼국지’, ‘제국온라인’, ‘스페이스탱크’, ‘마비노기걸즈’ 등의 게임에 활용했으며 현재는 넥슨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NPC 입주 개발사에 적용 범위를 넓혔다.
꾸준한 트래픽이 일어나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탄력적인 트래픽 및 스토리지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넥슨 관계자는 “안정적인 서비스는 물론 게임 개발 단계에서 테스트 서버로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비슷한 움직임이다. ‘T클라우드 비즈’ 내 중소 모바일 게임사를 위한 ‘모바일 게임 클라우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게임사들이 서버나 CDN에 별도 비용을 부과하는 것보다 비용을 최대 절반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게임 네트워크 엔진 ‘미들웨어’, 게임 서비스 관련 컨설팅과 문제해결, 운영대행 서비스를 지원한다. 나아가 단계적으로 국내의 모바일, 웹 등 다양한 플랫폼에 쉽게 적용시켜 개발기간을 단축시켜주는 API를 제공, 운영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 지원까지 나섰다. 원성식 SK텔레콤 솔루션사업본부장은 “단순한 인프라 제공을 넘어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집중, C게임즈
통신사의 게임과 클라우드 전략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LG유플러스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게임사를 고객으로 모시는 것을 넘어 스스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 회사가 내건 ‘C게임즈’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 플랫폼으로 풀이된다. 하드웨어의 제약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 게임의 컴퓨팅은 외부 원격 서버에서 일어나고 플레이는 이용자 단말기에서 가능한 방식이다. 단말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뿐만 아니라 IPTV, PC 웹 등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 지원한다.
C게임즈는 현재 네오위즈게임즈의 ‘야구의신’, 캡콤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등을 대표작으로 40여종의 게임을 갖추고 있다. 이용자 통신사와 상관없이 전면 개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박병주 LG유플러스 엔터테인먼트사업팀장은 “클라우드 게임의 차별화된 편의성을 보다 많은 고객이 체험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으로 이용자 끌어 모으기도 한창이다.
KT 올레TV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칩셋 제조사 AMD가 투자한 클라우드 게임 솔루션 업체인 ‘씨나우’와 손잡고 IPTV용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첫 단추를 꿴 것. C게임즈와 달리 모바일이나 PC 웹은 지원하지 않지만 IPTV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IPTV를 통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게임 유통 강화, 직접 퍼블리싱도 나선다
통신사의 게임 유통은 피처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모바일 게임과 달리 터치스크린 대신 키패드로 조작하는 간단한 게임을 자체 콘텐츠로 선보이곤 했다. 이 흐름이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 더욱 강화됐다.
이통 3사는 각각 T스토어(SK플래닛), KT 올레마켓, LG U+스토어 등 모바일 앱 장터를 운영한다. 게임 외에도 각종 유틸리티 앱을 판매중이지만, 매출이나 수량으로 봤을 때 게임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자체 마켓에 게임을 출시하고 게임물등급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건수는 T스토어 7천794종, 올레마켓 2천363종, U+스토어 1천78종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대중적인 관심은 글로벌 마켓(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쏠려있지만 국내 통신사 마켓도 견조한 성장세”라고 설명했다.단연 3사 가운데 T스토어가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인다. SK플래닛은 지난해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하고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박정민 SK플래닛 T스토어 사업본부장(현 플랫폼 프로덕트 실장)은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확장하고 국내 게임 개발사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T스토어는 카카오톡의 게임 서비스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등 글로벌 마켓 사업자와 경쟁하면서 세달간 선출시 등의 조건으로 단독 출시 게임을 내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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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마켓 운영사 KT는 엠게임, 모비클 등 7개 게임 개발사를 선정해 지적재산권(IP) 투자에 나서고 운영은 아프리카TV에 맡기는 이색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또 신작 게임을 바탕으로 아프리카TV를 통해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까지 6종의 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통신사 최초로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연동한 모바일 게임 ‘터치터치홀인원’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