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벌써 세 번째 갤럭시탭 시리즈를 공개했다. 거창한 발표 행사는 없었지만 삼성전자의 올해 태블릿 라인업의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현지시각) 영문 보도자료를 통해 갤럭시탭3(이하 갤탭3) 8인치 및 10.1인치를 이달 중 출시할 계획이라며 상세 사양을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해상도는 HD급(1280x720)이며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했다. 요즘 최신 스마트폰이 풀HD급 해상도어 쿼드코어 AP를 탑재한다는 점에서 이 제품은 화면이 큰 보급형 스마트폰 정도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 “더 얇고 가볍게”
8인치 모델에서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테두리(베젤)가 전작 갤럭시탭2에 비해 확연하게 얇아졌다는 점이다. 갤탭3의 가로 길이는 123.8mm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갤럭시탭2 7.0의 가로길이가 122.4mm라는 점과 비교하면 화면 크기가 1인치나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로 길이는 거의 그대로다. 화면 비율 때문에 가로 길이가 다소 긴 아이패드 미니는 134.7mm다.
태블릿에서 가로 길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한손으로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 짓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갤럭시탭3은 8인치 태블릿 중 한 손으로 잡기 가장 편한 태블릿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10인치 모델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인텔의 아톰 Z2560 AP 채택이다. 사실 아톰 AP는 아직 시장에서 검증받지 않은 제품이다. 성능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라 호환성과 전력효율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반면 인텔 아톰 AP는 성능만 놓고 보면 ARM 기반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용량은 전작에서 탑재된 7천mAh보다 약간 적은 6천800mAh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유추해보면 갤럭시탭3 10.1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다소 줄어들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능 면에서는 기대할만한 여지가 있다.
대신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갤럭시탭3 10.1의 무게는 510g에 불과하다. 583g이었던 갤럭시탭2 10.1 제품에서 무려 73g이나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아이패드 시리즈 중 가장 가볍다는 아이패드2 조차도 601g이다. 10인치대 태블릿이 소비자들한테 외면받는 이유가 오래들고 있을 경우 팔이 아프다는 지적을 볼 때 이는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트=고급형, 탭=보급형 공식 굳어지나
태블릿은 지난해 보다 두 배 이상 더 팔겠다
신종균 삼성전자 IM 사장은 지난 2월 MWC2013 현장에서 한 말이다. 이미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한 삼성전자가 태블릿 시장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숨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취해온 태블릿 제품 전략은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화면 크기도 제각각에 보급형과 고급형의 경계도 불분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신제품이 중구난방 선보였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가격과 국내 출시여부와 같은 소비자들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 4월에 공개된 갤럭시탭3 7인치 모델은 출시는 커녕 가격조차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149달러 혹은 199.99달러로 점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여전히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갤럭시탭3 7인치에 이어 8인치, 10.1인치까지 보급형으로 출시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태블릿 전략은 이제야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급형인 갤럭시탭 시리즈와 고급형인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나뉜다. 고급형은 스타일러스펜이 장착되고 성능이 보다 우수하다. 반면 보급형은 성능은 다소 뒤처지지만 높은 휴대성과 저렴한 가격이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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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크기는 애플과 유사한 8인치와 10.1인치가 주력이 될 전망이다. 올해 갤럭시노트3의 화면 크기가 5.99인치로 점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별로 2인치 정도 간격을 두는 셈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7.7인치, 8.9인치 등 과도기적인 제품을 내놨지만 올해 출시된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갤럭시탭이 일제히 8인치와 10.1인치 제품만 내놓음에 따라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태블릿은 국가와 시장 특성에 맞게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제품을 내는 것이 원칙”이라며 “구체적인 출시 일정 및 가격은 유통처와 협의를 통해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