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자체, 게임 전시회 ‘눈독’ 왜?

일반입력 :2013/05/27 11:01    수정: 2013/05/27 11:03

국내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게임 전시회 유치 및 성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게임 전시회를 유치하고 키움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문화 콘텐츠 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한 노력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현 K-IDEA)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스타’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지스타는 매년 행사 규모를 키워 왔으며, 2016년까지 부산시가 주최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작년에는 31개 나라, 434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행사 기간 5일 동안 19만 명(디지털 집계 방식 기준)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출계약 규모도 1억4천8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49% 증가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지스타는 국내 대표 게임 전시회로 성장을 거듭하며 매년 규모를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벡스코 신축 전시장까지 사용해 4만3천535㎡ 공간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참가 기업도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 위메이드, NHN 한게임 뿐 아니라 해외 유명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워게이밍 등이 참가해 관람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지스타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천2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467억원, 취업유발효과 1천695명, 고용유발효과 944명으로 나타났다.

이제 지스타는 게임사들이 새로운 게임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또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있어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정부의 게임에 대한 무분별한 규제안이 나오자 게임사들은 지스타 보이콧을 외치며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앞장서 게임사들을 설득한 이유도 지스타의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의 경우는 지스타를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산의 최대 축제로 여기고 있다.

부산시의 대표 행사가 된 지스타 못지않게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또 다른 게임 전시회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굿게임쇼’다.

지난해까지 성남시가 ‘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개최해온 이 행사는 올해부터 고양시가 맡았으며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킨텍스 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 동안 다녀 간 관람객 수는 5만 명이며, 수출 성과 1천511만 달러를 달성했다. 사업 성과는 전년 대비 23% 이상 성장, 세계 20개 국가에서 250여개의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남시 청사 및 광장에서 진행된 굿게임쇼가 지스타와 차별화 되는 부분은 전시되는 게임들의 성격과 특징이다. 지스타가 일반적인 온라인, 비디오, 모바일 게임들이 선보여진다면, 굿게임쇼는 기능성 및 교육용 게임들이 주를 이룬다. 또 주로 앉아서 게임을 즐기는 지스타와 달리, 굿게임쇼의 출품되는 게임들은 몸을 움직이거나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2009년부터 개최돼온 이 행사 역시 매년 성장세를 보여 왔다. 처음 46개에 불과했던 참가 기업은 올해 250개로 늘었으며, 관람객 역시 첫 행사 때에는 1만3천여 명에 그쳤지만 올해 5만 명까지 불어났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내년 굿게임쇼의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과거 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을 고양시에 뺏긴 성남시도 지스타에 버금가는 새로운 게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1월 지스타에 이른 또 하나의 대규모 게임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 날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게임 규제법을 철회하라’는 기자회견도 열어 게임업계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성남시가 새로운 게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선언한 이유는 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 행사를 고양시에 빼앗기면서 게임산업의 메카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성남시는 국내 게임사 60%가 판교 등 성남에 위치하는 만큼 게임전시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판교에는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아프리카TV 등이 이미 입주했거나 조만간 입주할 예정이다. 또 지난 2009년과 2011년에는 각각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가 입주했을 만큼 국내 게임사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개최 시기와 성격, 규모 등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성남시의 주장대로 성남시가 게임산업의 중심지인 만큼 어떤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게임 전시회를 개최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독성과 폭력성의 문제만 대두되면서 게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처럼 부각됐지만 사실 지방 각 시도들은 게임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창출, 새로운 먹거리 산업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정통성을 자랑하는 지스타와 게임의 순기능을 알리는 굿게임쇼, 그리고 성남시가 공표한 새로운 대규모 게임 전시회를 통해 국내 게임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