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 온라인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번 사건 이전부터 막말, 밀봉 인사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던 터라 넷심은 윤 대변인에게 차갑게 돌아섰다.
윤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의 호텔에서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대사관 인턴으로 일하는 21세 미국 시민권자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사를 위해 채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대변인이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된 것 자체가 전례가 없던 일이라 AFP통신 등 외신들은 이 사건을 앞다퉈 전하는 모습이다.
우리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SNS, 인터넷 포털 카페 게시판 등 온라인에선 “여성 대통령을 모신 최측근이 성추행이라니 국제적 망신이다”, “결국 윤창중 폭탄이 터지는 구나. 문제가 됐던 인물을 고집했던 박 대통령이 자초한 참사”, “윤창중 경질이 이번 방미 최대 성과”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윤 대변인이 과거 문화일보 논설위원 시절 썼던 칼럼도 회자되고 있다. 2006년 4월 25일자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는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입’ 이라는 비유는 포괄적이지 못하다.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트위터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오피니언 리더들의 논평도 줄잇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는 “윤창중 사건을 두 마디로 표현하면 ‘性’와대의 방미‘性’과”라면서 “평시에 그런 짓을 했어도 해외토픽감인데 가장 중요한 동맹국을 국가정상으로 방문한 현장에서 그런 짓을 했으니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대한민국이 일베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창중,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성추행으로 긴급경질. 이 사람, 참 가지가지 골고루 하는구나”라며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의 마지막은 진짜 큰 ‘대변’으로 마무리되었구나!”라고 했다. 또 “윤 전 대변인에게 창조적인 무궁화 전자발찌를 주자”는 내용의 글도 리트윗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도 “윤창중 사건 터지니 ‘3(실제 4)대악’에 성폭력이 없다느니, 피해자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느니 헛소리하는 자들이 등장하는군요. 제발 정신 차리고 ‘2차 피해’를 가하지 말길”이라고 적은 뒤 ‘정부, 4대악 피해자 인권보호에 발 벗고 나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했다.
온라인 유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패러디물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악수 사진을 합성해 논란을 불렀던 연합뉴스를 패러디해 그가 여자 엉덩이를 움켜쥐고 있는 합성 사진이 등장했고, 윤창중 위키 백과 사전 등도 나왔다.
이번 사건으로 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남양유업 사태가 완전히 묻히게 됐다는 글도 다수 눈에 띈다. 누리꾼들은 “낮엔 윤창중 사태에 집중하고 밤엔 남양유업을 다시 보자”는 뜻의 ‘주윤야남’이라는 표어까지 만들어낸 상황이다.
누리꾼들의 비난 화살은 이번 방미 중 청와대를 수행한 언론과 현지 현지 특파원들에게도 돌아갔다.
윤 대변인의 성추행설의 진원지는 미주 한인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로 경찰도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인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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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시 USA에 글을 올렸던 최초 제보자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언론에 알렸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하소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국가원수의 방미라는 외교적 관례에 따라 윤 대변인에게 모종의 배려가 있지 않았겠느냐”라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여야 정치권도 이번 사태에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실이라면 절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고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그동안 ‘불통인사’ ‘오기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윤 대변인이 업무뿐만 아니라 인격도 자격미달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건.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