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SK하이닉스 손배금 감액 결정

일반입력 :2013/05/09 15:14    수정: 2013/05/09 16:39

정현정 기자

SK하이닉스와 램버스 간 벌어진 특허소송에서 램버스의 불법적인 증거파기가 인정되면서 원심에서 결정된 SK하이닉스의 손해배상금에 대한 감액 결정이 내려졌다.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연방지방법원이 램버스와의 특허파기환송심에서 램버스의 증거파기는 불법이라고 판시하며 원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에서 2억5천만달러를 감액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2~3주 내 이를 반영한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램버스는 지난 2000년 SK하이닉스가 SDRAM, DDR SDRAM 제품에 대한 자사 특허 기술을 부당으로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지난 2009년 3월 캘리포니아 주 연방지방법원은 램버스의 증거파기행위는 불법이 아니라며 SK하이닉스가 약 4억달러의 손해배상금과 경상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어진 2011년 5월 항소심에서 연방고등법원은 램버스가 소송을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과 관련된 증거를 불법적으로 파기했다고 결정하며, 원심을 파기하고 재심리를 위해 사건을 다시 1심 법원으로 환송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동일한 사안인 램버스와 마이크론 간 특허소송에서 마이크론에 손을 들어주는 취지에 판결이 나온 만큼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연방고등법원에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델라웨어 주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월 램버스 특허에 대한 침해가 문제된 마이크론 특허 파기환송심에서 램버스의 증거파기행위는 심각하게 부당한 행위라고 판시하면서 이에 대한 제재로 램버스에게 특허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원심과 동일한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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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램버스 행위의 심각한 불법성을 고려할 때 이번 결정은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일 뿐 아니라 동일한 사안임에도 두 연방지방법원이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은 특허 및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라며 “조만간 최종 판결이 나오면 이에 대해 연방고등법원에 다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램버스 소송에 대비해 이미 상당한 충당금을 설정하고 반영해 왔기 때문에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