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범 필수품(?) GPS

일반입력 :2013/04/29 09:48    수정: 2013/04/29 11:53

손경호 기자

IT기술이 도둑들에게는 범행의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미국의 한 빈집털이범이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장치(GPS기기)를 붙여 놓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며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씨넷 등 외신은 미국 캔자스 시티에서 발생한 절도사고 용의자가 범행을 위해 GPS기기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 스티븐 알바 글레이즈가 이런 수법으로 빈집털이를 시도하거나 실제 범행을 저지른 것은 14건에 달한다.

용의자 글레이즈는 사람들이 집에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GPS기기를 피해자의 차량에 부착했다. 외신에 따르면 피해 여성 중 한 명은 오후 5시 30분께 집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녀는 많은 물품들을 이곳에 저장해 놓았었다고 설명했다.

글레이즈는 GPS기기를 통해 피해자들의 위치를 확인한 뒤 이들의 주차장에 자신의 트럭과 트레일러를 세워놓은 채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빈집털이범은 몰래 숨어 들어온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자신의 트럭을 피해자의 차고에 주차한 뒤 고가의 물품들을 실어나르는 수법을 사용했다.

실제로 피해자와 그녀의 아들 차량에는 모두 정체불명의 GPS기기가 부착돼 있었다. 이날 이 피해자는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에 달하는 보석, 모피코트 등 고가의 물건을 도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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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국회에는 경찰들이 영장 없이는 GPS기기를 사용하거나 휴대폰 데이터를 추적하는 등의 일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미국 대법원은 경찰 등 사법 당국이 GPS기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영장이 필요하나 휴대폰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기준을 내놓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미국 정부는 GPS기기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허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절도범들에게 이 기기는 범행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