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자랑이던 직원 공짜 점심 식사에 세금이 매겨질지 모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 국세청(IRS)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구내식당 무상 점심에 대해 세금 부과를 검토 중이다.
구글은 창업자의 철학에 따라 직원과 방문객에게 공짜로 최고급 유기농 음식을 제공하는 사내 식당을 만든 이후 전세계 지사 120개 식당서 하루 5만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한 끼 비용은 8~10달러 가량. 여기에 세금을 매긴다면 하루에 두 끼를 회사서 먹는 직원은 연간 4천~5천달러 추가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구글 내부는 물론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금껏 구글의 공짜 점심 정책은 실리콘밸리에서 큰 상징처럼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구글 임원 출신으로 지난해 야후에 새 최고경영자(CEO)가 된 마리사 메이어도 부임 2주만에 내놓은 첫 복지 정책이 바로 무료 점심 지원이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무상 식사를 복리후생비로 봐야 하느냐’다. 세법에선 기업이 종업원을 위해 지출하는 복리후생비를 손비로 인정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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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S와 일부 과세론자들은 무상 식사를 임금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경우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플로리다대 법학 교수 마틴 맥머한 주니어는 “회사의 무료 점심은 직원에게 주는 보상의 일부이기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세금 붙은 음식을 사 먹는 나 같은 사람이 구글 직원의 세금을 대신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공짜 점심이 고용주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것인 만큼 과세 예외가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근무 시간이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IT 기업의 특성상 이 같은 복지는 필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콜로라도대 법학 교수인 빅터 플라이셔는 “지식 산업 종사자들에게 일상적으로 만나 소통하는 기회는 꼭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