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이 대중화 되면서 게임 그래픽 엔진도 점차 고품질화 돼 가고 있다. 과거에는 가볍고 저가의 유니티 엔진이 모바일 게임 제작에 흔히 사용됐지만, 점차 높은 그래픽 품질을 뽑아낼 수 있는 언리얼, 하복과 같은 고성능 엔진이 각광을 받게될 전망이다.
이제 모바일 게임 엔진도 기존 비디오 및 PC 온라인 게임에서처럼 극 사실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경쟁 포인트로 떠오르는 것.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에 맞는 엔진을 개발해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업체는 유니티, 에픽게임스, 하복, 크라이텍 등이다.
먼저 유니티는 지난해 11월 유니티4를 출시한 데 이어, 이 달 19일 업그레이드 버전인 4.1을 선보였다. 유니티는 유니티테크롤로지스에서 개발한 유니티 3D 엔진 및 에디터로, 주로 2D와 3D 게임 제작에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이 사용된 대표 게임으로는 ‘삼국지를 품다’, ‘템플런2’, ‘언데드슬레이어’ 등이 있다.
이번 4.1 버전에서는 기존 버전의 문제점들이 개선, 수정됐으며 최적화를 포함한 주요 기능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또 애플 에어플레이를 지원해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게임 컨트롤러로 사용하면서 게임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유니티의 장점은 타 엔진보다 빠르게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또 다이렉트11을 지원해 비교적 가벼우면서도 높은 품질의 렌더링 결과물을 제공한다. 여기에 유니티 측은 게임 개발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게임 마켓 플랫폼인 에셋스토어가 있어 게임 구축에 필요한 모든 유·무료 리소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다음 달 11일과 12일 ‘유나이트 코리아 2013’을 개최하고 유니티에 대한 정보는 물론, 모바일 게임 시장 동향, 모바일 게임 관련 개발 기술 등 다양한 주제의 세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니티는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아직 성능이 부족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간단한 캐주얼 게임이나, 단순한 3D 게임 제작은 가능하지만 최신의 온라인 게임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타 고성능 엔진과의 경쟁에서 점차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반면 ‘인피니티 블레이드’로 모바일 환경에서도 언리얼엔진이 얼마나 극한의 품질을 뽑아낼 수 있는지를 증명했던 에픽게임스는 모바일 환경에 더욱 최적화된 엔진을 업그레이하며 국내 개발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언리얼 엔진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협력사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 동안 에픽게임스의 언리얼엔진은 ‘기어스 오브 워’ 등 비디오 게임을 비롯해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등 대작 온라인 게임에 많이 사용돼 왔다. 국내 대형 온라인 게임사들은 고가의 비용을 들여 언리얼 엔진을 프로젝트 단위로 구입해 사용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게임 유행으로 대형 온라인 게임 개발 시장이 위축되면서 에픽게임스 역시 모바일 환경에 맞는 엔진 개발에 발을 내딛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에픽게임스가 만든 인피니트 블레이드며 이후 위메이드, 드래곤플라이, 게임하이 등이 언리얼엔진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또 팀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게임컨퍼런스 2012’에 참석해 2013년에 모바일 게임 개발이 가능한 언리얼엔진4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복도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진행된 ‘2013 게임개발자컨퍼런스’에서 모바일 3D 게임 제작 엔진 ‘프로젝트 아나키’를 공개함으로써 모바일 게임 엔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 이 때 하복 측은 프로젝트 아나키 기술을 이용해 게임 개발과 출시를 할 경우 회사 규모나 수익에 대한 상업적 제한을 두지 않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는데, 이로 인해 가격 경쟁력면에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프로젝트 아나키에는 ‘스카이림’, ‘헤일로’, ‘어쌔신 크리드’, ‘언차티드’, ‘스카이랜더스’와 같이 최첨단 프랜차이즈에서 사용된 피직스(Physics), 애니메이션 및 AI 도구 제품 액세스와 함께 하복의 비전 엔진도 포함된다.
아울러 하복은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프로덕션의 전체 단계를 주도적으로 홍보하고 개발자를 지원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시작한다는 소식도 알렸다.
이와 함께 하복코리아는 다음 달 1일 프로젝트 아나키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하고 아나키 동영상 공개와 데모 시연을 통해 아나키 사업을 밝힐 예정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초 ‘피블로’라는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크라이텍 도 올해 중 모바일 플랫폼에 특화된 게임 엔진을 출시할 방침이어서 고품질 모바일 게임 엔진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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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스 관계자는 타 엔진의 경우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있었지만 고품질 게임을 만드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제 모바일 게임도 트리플A급 게임이 나오는 만큼 이 부문에서 언리얼엔진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늘고 모바일 게임의 인기도 커지면서 기존 게임 엔진업체들도 이에 특화된 엔진과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모바일 기기의 성능 향상과 함게 모바일 게임 역시 그래픽 품질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게임 엔진도 품질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