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 얼어붙은 이통시장 구세주?

일반입력 :2013/03/15 15:37    수정: 2013/03/16 16:18

정윤희 기자

갤럭시S4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통신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공개 전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와우팩트(wow fact,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는 없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통신시장 상황 자체도 좋지 않다.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전방위적 보조금 규제로 당분간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갤럭시S3가 보조금 전쟁의 지표가 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15일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갤럭시S4에 대해 “많이 판매되긴 하겠지만 전작만큼의 판매량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S4가 여전히 가장 관심을 받는 스마트폰이긴 하지만 옵티머스G 프로, 갤럭시노트2, 아이폰5 등 고객의 선택이 다양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전만큼 판매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갤럭시S3 판매 경쟁으로 인해 보조금 과열이 촉발된 전적이 있는 만큼, 갤럭시S4는 보조금 과열의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보조금 제재가 강화되면서 많은 금액이 투입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다 갤럭시S4의 출고가가 이전 모델을 뛰어넘는다면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의 LTE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점에서 갤럭시S4가 갤럭시S3의 인기를 계속 이어가긴 할 것”이라면서도 “청와대와 방통위의 보조금 제재 의지로 당분간은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3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보조금 과당경쟁을 제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휴대폰 보조금 문제를 논의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방통위는 다음날인 14일 행정제재 조치 이후에도 보조금 경쟁을 벌인 이통3사에 대해 추가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사 대상 기간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다. 과징금 총액은 53억1천만원이며,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31억4천만원, KT 16억1천만원, LG유플러스 5억6천만원이다.

정부 압박에 시장은 잔뜩 위축됐다. 15일 오후 현재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이통3사의 보조금 정책이 축소된 상태다. 지난주까지 3만건 이상이던 일평균 번호이동 수치도 방통위 과열 판단 기준 2만4천건 이하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통위는 영업정지 기간 중 일어난 이통3사의 보조금 가이드라인 위반에 대한 조사 결과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 이통 시장에 불어 닥친 빙하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전영만 방통위 시장조사과장은 “추가 과징금 제재를 내린 대상기간은 행정제재 의결 후 영업정지에 돌입하기 직전 기간”이라며 “1월 7일 이후 영업정지 기간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지속하고 있었으며, 시장 과열 상황을 고려해서 적절한 시점에 사실조사 또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갤럭시S4의 국내 출시 시점이 이르면 내달 말 경인 점을 감안하면, 정작 판매를 시작할 때에는 시장 위축이 풀릴 것이란 기대도 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최고 전략 단말기이므로 잠재돼있는 LTE 가입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조금이 아닌 단말기의 기능과 LTE 서비스 경쟁력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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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갤럭시S4는 441ppi를 지원하는 풀HD 슈퍼 아몰레드를 탑재했다. 2GB LP DDR3램을 내장했으며, 확장 슬롯을 통해 64GB까지 저장 공간을 지원한다. 카메라는 전면 1천300만 화소, 후면 200만 화소를 지원하며 배터리는 2천600mAh 탈착식이다.

갤럭시S4는 전 세계 55개국 327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내달부터 순차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