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웹OS 인수...‘신의 한수’인 이유

일반입력 :2013/02/26 10:05    수정: 2013/02/26 10:46

봉성창 기자

LG전자가 HP로부터 웹OS를 전격 인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수 대상으로 웹OS 소스코드와 개발인력, 관련 문서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관련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LG전자는 웹OS를 스마트TV 플랫폼에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 간 인수 협의는 1년 이상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부족한 소프트웨어 개발력을 보강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감행했다.

스마트TV OS는 스마트폰에 비해 완성도 면에서 많이 부족할뿐더러 아직 뚜렷한 대세도 없다. LG전자는 물론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애플 등이 저마다 각자 독자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이 가세해 안드로이드OS와 유사한 전략의 구글TV를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대세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다. 그만큼 전체 TV 시장에서 독자 OS를 탑재한 제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비교해도 스마트TV OS에서는 다소 수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스마트TV를 약 1년 빨리 시작했다. 이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단순히 기능적인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TV 생태계를 구축하는 속도가 그만큼 더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승자가 독식하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속성을 감안하면 늦은 것은 패배와도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이러한 간극을 단숨에 매워주는 신의 한수가 바로 웹OS 인수다. 리눅스 기반의 웹OS는 지난 2009년 1월 최초로 발표됐지만 과거 PDA 운영체제로 유명한 팜OS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17년이나 된 장수 OS다.

특히 웹OS는 완벽한 웹 2.0 기술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멀티태스킹, 쉬운 사용 등으로 업계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 HP가 웹OS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 및 태블릿 용도로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3.0.5 버전까지 개발이 이뤄졌다.

웹OS와 LG전자의 독자 스마트TV 운영체제인 ‘넷캐스트’는 같은 리눅스 기반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향후 LG전자 스마트TV가 웹OS 기반으로 점차 갈아타는데 있어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LG전자가 정작 웹OS 인수를 통해 얻고자 하는 노림수는 따로 있어 보인다. 단순히 웹OS를 스마트TV에 맞게 개량해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보다는 웹OS 개발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눅스 개발자들을 LG 스마트TV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외신들도 죽어가는 웹OS가 LG전자로 인해 스마트TV에서 다시 부활하게 됐다며 이는 오랜 팜OS 개발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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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웹OS와 LG 스마트TV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적잖은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장 웹OS를 스마트TV에 탑재하기 위해 개량 작업을 거친다고 해도 하드웨어 최적화를 비롯해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미래웹기술연구소 조만영 대표는 “기존 스마트TV OS는 최신 웹기술을 지원하지 않을뿐더러 개발 과정이 매우 번거로워 개발자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웹OS는 많은 리눅스 개발자들과 손발을 맞춰온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LG전자가 향후 스마트TV 운영체제를 발전시켜나가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