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에 인터넷업계 기대 고조

일반입력 :2013/02/25 12:02    수정: 2013/02/25 12:59

전하나 기자

박근혜 정부가 25일 공식 출범했다. 새 정부 탄생으로 갖가지 산업 정책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인터넷업계는 그동안 산업 숨통을 조여왔던 규제 개선 가능성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업계는 최근 발표된 박근혜 정부 국정비전 및 국정목표에 크게 고무된 상태다. 박근혜 정부는 발표에서 인터넷 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해 통신 심의를 축소하고 규제 실태를 조사해 실효성 없이 산업을 위축시키는 규제들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우선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 등의 폐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2011년 11월부터 시행된 이후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더군다나 최근 주민등록번호 신규 수집·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정부 방침과 상충하며 논란이 더해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사용자 연령 확인이 필수인데 주민번호를 사용을 금지하면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사라진다”며 “대안이 없다면 셧다운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역할 확대에 대한 관심도 크다. 김경태 KISO 사무처장은 “아직 정부조직 개편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의견내기 어렵지만 새 정부가 자율규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반갑게 생각하고 있다”며 “인터넷산업에 자율 규제 문화가 정착되고 일부 예외사항에만 공적 규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KISO는 정부가 역할을 부여한 만큼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자율규제 기관으로의 위상 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회원사 확대를 주요 사업 목표로 하고 상반기 내 사업자 권리침해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자율규제표준규약(가칭)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임시조치 이의 신청권 신설에 대한 기대도 높다. 임시조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망법)’ 제44조의2와 3에 규정된 권리침해정보에 대한 규제제도다.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인터넷에 유통될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신청인이 해당 정보의 삭제 등을 요청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는 인터넷상 권리 침해 피해 확산 방지와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도입됐으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권리침해가 불명확하거나 이해당사자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사업자에게 일차적인 불법성 판단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기준 포털의 임시조치 건수는 2008년 대비 약 12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포털업체 고위 관계자는 “사업자 입장에선 이용자 권리 침해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요청에 따른 임시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공적 기구로서 KISO에 힘이 실리고 임시조치 이의 신청권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특히 업계에선 새 정부가 추진하는 인터넷 규제 개선을 위한 ‘범부처 협의회’ 구성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인터넷 산업을 위축시켜왔던 다양한 규제법령들이 여러 부처 소관법률로 흩어져 있어 그간 사업자들의 혼선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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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범정부 협의체는 난립하고 있는 규제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키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시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을 국정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새 정부에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법률이 근거없이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상거래 관련 규제나 명예훼손법 등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개선 요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