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원자바오 축재 보도후 中해커에 시달려"

일반입력 :2013/02/01 09:38    수정: 2013/02/03 14:00

손경호 기자

중국 해커들이 네 달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해킹해 기자들과 직원들의 비밀번호 등을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간) NYT는 지난해 10월 25일 원자바오 충국 총리 일가가 3조원대 재산을 축적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이같은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사주를 받은 해커들의 공격으로 의심된다는 설명이다.

해커들은 기사를 작성한 데이비드 발보사 NYT 상하이 지사장과 짐 야들리 전 베이징 지사장의 이메일 계정을 공격했다. 또한 해커들은 전체 임직원들의 NYT 계정접속 비밀번호를 빼가고, 이를 이용해 비편집국 임직원 53명의 PC에 접속했다.

질 에이브럼슨 NYT 편집인은 발보사에게 정보를 제공한 인사들의 이름을 찾는 것으로 보였다며 해커들이 원자바오 기사와 관련한 민감한 이메일이나 파일에 접근하거나 내려받고 복사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미국 대학 PC에 먼저 접근한 뒤 이 경로를 통해 이 언론사 임직원들의 PC에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NYT의 PC에 멀웨어를 설치해 백도어(뒷문)를 만든 뒤 감염된 PC에 수시로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NYT는 중국군과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이같은 정황을 조사하기 위해 맨디언트라는 보안회사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 회사는 개별적인 공격은 중국군의 소행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다만 이 해커들이 중국 반체제 인사와 티베트 활동가에 대한 자료를 훔치고 항공사를 공격한 점을 보면 중국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측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 외신에 따르면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해킹 공격에 참여했다는 확실한 증거없이 독단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국방부도 중국법은 인터넷 보안에 위협을 가하는 해킹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중국군이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고 의심하는 것은 비전문적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한편 NYT는 원자바오 총리 기사가 나가기 전에 중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경고를 받고서 AT&T에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감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앞서 블룸버그도 지난해 시진핑 일가의 재산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가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