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저가’ 이미지 벗고 태블릿 앞으로

일반입력 :2013/01/31 13:56    수정: 2013/01/31 14:01

정현정 기자

레노버가 올해 한국 시장에서 태블릿과 엔터프라이즈용 제품군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기존의 ‘저가’ 이미지를 버리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한다. 태블릿 제품군에 초점을 맞추고 이동통신사와 제품 출시도 협의 중이다.

한국레노버(대표 강용남)는 3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태블릿을 중심으로 하는 PC플러스(PC+) 사업과 엔터프라이즈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주력인 PC 분야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해 ‘국내 1위의 글로벌 PC 기업’으로 도약을 중장기 목표로 세웠다.

레노버는 그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분야를 보호하면서 잠재력이 높은 분야를 적극 공략하는 ‘프로텍트 앤드 어택(Protect & Attack)’을 구사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올해는 한국 시장에서도 보다 공격적인 자세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기존까지는 소비자 시장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소비자와 기업 시장 모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나로호 발사 못지 않은 최고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두 자릿수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기존의 중국산 저가제품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는게 첫 번째 목표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을 꾸리고 가격에 초점을 맞춘 기존 보급형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걸맞는 유통 파트너도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주요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며 저변 확대에 나섰다.

기업과 소비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제품 출시도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 제휴를 발표한 EMC의 스토리지 제품군과 서버 라인업이 현재 출시 준비단계에 있으며 하반기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PC 외에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제품군을 일컫는 PC플러스 전략을 한국 시장에도 확대한다.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분야다. 레노버는 이미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필리핀, 러시아 등 휴대폰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보다 높은 2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강 대표는 “이미 중국 ZTE와 화웨이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통해 저가폰을 출시한 바 있지만 레노버는 잘 만들어진 스마트폰을 가격경쟁 위주의 저가폰 제품으로 출시할 생각이 없다”면서 “한국 시장에서도 삼성이나 애플처럼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태블릿 제품군에 집중하면서 통신사와 제휴관계 구축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PC플러스 제품군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정해서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올해 우선적으로 태블릿 시장진입하는게 목표로 이를 중심에 두고 통신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까지 내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레노버가 그 동안 전 세계적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해왔던 만큼 국내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레노버는 브라질 CCE 인수하고 일본 NEC와 조인트벤처 설립하는 등의 전략으로 현지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강 대표는 “점유율이 낮은 국가에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 전략을 구사해왔던 만큼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라면서도 “정확하게 목표 기업이나 인수를 타진하는 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시장에서 전략이 성공한 전례가 있고 본사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지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레노버는 올해 마케팅 주력으로 삼는 제품군은 울트라북과 태블릿 제품군이다. 울트라북 라인업인 ‘씽크패드 X1 카본’은 탄소강화섬유를 소재로 채택해 14인치급에서 1.36kg 무게와 18.85mm 두께를 구현하면서도 내구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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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패드 헬릭스’는 윈도8 기반 태블릿으로 기존 ‘요라’ 시리즈나 ‘트위스트’처럼 화면이 분리되는 형태의 컨버터블 PC다. 씽크패드의 장점을 그대로 태블릿으로 옮긴 ‘씽크패드 태블릿2’는 윈도8 태블릿 중 가장 가벼운 565g 무게에 10mm 이하 두께로 얇고 가벼우면서도 내구성과 엔터프라이즈급 보안능력이 특징이다.

강용남 대표는 델 대기업 사업본부장과 HP 프린팅퍼스널시스템(PPS) 그룹 상무를 거쳐 지난해 10월 한국레노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국레노버의 방향에 대해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영업관리 및 고객관리와 유통경로 개발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