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국내 대기업들은 문서중앙화(ECM) 고도화 작업을 기획했다. 수주전이 마무리될 무렵 시장은 한국EMC의 독식이었다.
한국EMC의 ECM 시장 독식은 경쟁 스토리지업체들도 인정할 정도로 강력하다. 경쟁사들은 한국EMC가 다큐멘텀이란 ECM 플랫폼과 백업, 보안, 스토리지 하드웨어까지 모두 보유했기 때문에 타사 대비 유리하다고 본다.
한국EMC는 ECM사업의 강세 이유를 다르게 본다. 2007년 포스코 구축사례 이후 고객 건마다 쌓아온 컨설팅 노하우가 제1 경쟁력이란 설명이다.
한국EMC의 ECM 솔루션사업의 성공은 토털 솔루션업체로서 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그리고 컨설팅, 조직력 등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 나타나는 시너지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김동환 한국EMC 인포메이션인텔리전스그룹 본부장(이사)은 “문서중앙화는 하나의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지식 근로자의 업무방식을 바꾸는 프로젝트다”라며 “조직 간 이해관계와 변화를 관리하고 조율하는 컨설팅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EMC는 다큐멘텀, 백업, 보안, 스토리지까지 토털 솔루션을 보유했지만, 무엇보다 포스코 이후 국내 굴지 기업의 구축사례를 자산화했다”라며 “컨설턴트 조직이 고객의 원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수준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의 ECM 첫 사례는 포스코다. 포스코는 오래전 EDMS를 구축해 놓고 있었지만, 실제 근무자의 EDMS 활용은 적었다. 이에 2007년 기밀문서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고, 회사 내 지적자산 산출물 관리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ECM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한국EMC는 포스코의 EDMS였던 다큐멘텀을 토대로 삼고, 개인의 문서파일을 PC에 저장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후킹/라킹을 사용했다. 직원이 PC에 저장해도 데이터를 EDMS로 강제로 보내고, 하드디스크 자체를 숨겨놓는 방식이다. 기술적으론 이처럼 문서를 중앙서버에 강제로 저장하도록 하고, 업무방식변화에 대한 내부 조직원의 변화관리에 주력했다.
당시 포스코 노조를 비롯해 내부의 반발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식근로자의 경우 자신의 PC에 저장한 문서들을 개인의 노하우이자 경쟁력으로 삼는 경향을 갖는데, 이점이 ECM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의 ECM 구축은 성공사례로 꼽히게 됐다. 덕분에 그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EDMS가 회사의 모든 핵심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미션크리티컬 시스템으로 탈바꿈했다. 한국EMC는 이후 30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의 ECM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김 이사는 “ECM의 기본적인 백본은 거의 다 비슷하지만 회사마다 일하는 방식, 문화, 절차 등이 다 다르니 실제 구축마다 방법론에 차이를 보인다”라며 “제조, 금융, 서비스 등 회사마다 다른 경험을 자산화했고, 1기 ECM 프로젝트들을 거치며 컨설팅 노하우를 보유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1기 ECM 바람이 한국을 휩쓸 당시와 작년 하반기 ECM 고도화는 어떤 성격이었을까. 김 이사는 그 사이 여러 차례 고도화라고 할 프로젝트가 많았지만, 작년부터 이뤄진 고도화가 진정한 의미의 고도화라고 밝혔다.
그는 “1기 프로젝트는 강제로 문서를 중앙에 저장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이제 문서, 콘텐츠 저장을 넘어 소통과 활용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었다”라며 “정보 라이프사이클 관리에, 로우 데이터 속에서, 인사이트를 만들어내고, 지식이 생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할 각 대기업의 ECM은 모바일 환경에 대한 수용과 함께, 클라우드, 빅데이터에 대한 연결 등을 고민한 모습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EMC의 ECM 환경은 다큐멘텀이란 기본적인 문서관리SW 플랫폼 위에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이 모듈식으로 얹히는 형태를 갖는다. EMC 자체의 BPM SW와 써드파티 개발사의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할 수 있다. EMC 자체의 아바마 백업, RSA 보안, VM웨어 가상화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큐멘텀 서버는 CRM, HR, ERP 등의 시스템과 연동돼, 문서 유통을 간소화하고, 업무절차를 단순하게 만들어준다. 이처럼 한 프로젝트에 투입될 SW와 하드웨어가 다양하기 때문에, 조직력이 민감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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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국EMC는 특정 고객사를 중심으로 모든 사업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원EMC' 정책을 강조한다. ECM 구축 어카운트를 지원하기 위해 스토리지, 백업, RSA, 가상화 조직까지 일종의 태스크포스팀(TFT)이 형성되고, 오로지 해당 고객사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는 “원EMC란 정책으로 한국EMC는 고객사가 원하는 복잡한 요구사항에도 전문인력이 지원하는 강력한 체계를 구축했다”라며 “ECM 담당부서 혼자였다면 다양한 고객요구에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지만, 원EMC를 통해 전문인력을 투입해 최적의 결과물 나오도록 한다는 점도 강한 힘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