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자충수?…LTE 무제한 파장은

일반입력 :2013/01/25 11:45    수정: 2013/01/25 12:18

정윤희 기자

LG유플러스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선언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환호를 지르는 반면, 일각에서는 트래픽 폭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트래픽 관리 부담은 늘어나지만 LTE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방안 중 하나로 분석된다.

25일 LG유플러스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이하 LTE 무제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중 ‘LTE 데이터 무한자유 95/110/130’ 요금제 3종을 오는 31일부터 3개월 간 한시적으로 프로모션한다. LTE요금제에 안심옵션을 결합한 ‘LTE 데이터 안심 55/65/75’ 역시 3개월 간 프로모션에 들어간다.

다만 완전 무제한 방식은 아니다. 각 요금제별 기준 제공량을 넘어설 경우 3G급으로 속도제한이 걸린다. ‘LTE 데이터 무한자유 95/110/130’ 요금제는 매월 14GB/20GB/24GB를 기본 제공한다. 기본 제공량을 초과하더라도 하루 3GB 한도 내에서는 LTE 속도로 이용 가능하다. 이마저도 넘어가는 경우에는 2Mbps로 속도가 제한된다.

‘LTE 데이터 안심 55/65/75’ 요금제는 기존 제공해오던 LTE 52/62/72 요금제와 데이터 안심옵션(9천원)을 6천원 할인한 결합 상품이다. 각각 월 2.5GB/6GB/10GB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기본 용량 초과 시에는 400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 가능하다.

원종규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 전무는 “무제한 요금제는 데이터 요금폭탄 방지를 위한 국내 유일의 LTE 요금보험”이라며 “네트워크 투자확대 부담에도 불구하고 고객편의를 위해 선도적으로 내놓은 요금제인 만큼 가급적 많은 고객들이 무제한 데이터 상품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U+, 회심의 한 방?…SKT-KT 당황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3G에서는 54요금제 이상부터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해왔으나 트래픽 폭증을 이유로 “LTE 무제한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의 LTE 무제한 도입은 영업정지 기간 동안 빼앗긴 고객들을 되찾는 동시에 LTE 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 이탈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의 LG유플러스의 순감 가입자 중 70%에 달하는 4만628명이 SK텔레콤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기간 동안 칼을 갈고 있었을 것”이라며 “LTE 무제한은 빼앗긴 LTE 가입자를 되찾아오는 동시에 바짝 쫓아오고 있는 KT의 추격을 뿌리칠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의 대응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이 LG유플러스에 이어 LTE 무제한을 도입할 경우 3G에 이어 LTE 무제한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그동안 한 통신사에서 파급력 있는 서비스가 나올 경우 유사한 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쟁사들이 당장 이를 도입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7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은 SK텔레콤의 경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SK텔레콤과 KT는 “상황을 지켜본 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량 이용자 우려…속도제한 비판도

우려도 있다. LTE에서도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데이터 폭증을 감당키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LTE는 3G 대비 최대 5배까지 속도가 빠른 만큼, 데이터 사용량도 더 많다는 논리다. 여기에 HD급 고화질 동영상 시청이 늘어나는 것도 데이터 급증의 이유로 꼽힌다.

이미 LTE 데이터는 3G 데이터 사용량을 넘어섰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들어 LTE 트래픽(2만1천129TB)가 3G 트래픽(2만1천7TB)를 추월했다. LTE 가입자가 사용하는 1인당 트래픽 사용량 1천745MB 역시 3G 가입자 673MB에 비해 2.6배 수준이다.

여기에 데이터 무제한까지 더해질 경우 일부 트래픽 다량 이용자로 인한 전반적인 LTE 속도 등 서비스질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 LG유플러스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3G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말 방통위 조사 결과, 앞서 데이터 무제한을 도입한 3G의 경우 다량 이용자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69.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TE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는 현재도 다량 이용자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26.7%를 쓰고 있었다.

앞서 강종렬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지난해 10월 기자들과 만나 “가입자 증가와 데이터 폭증은 체감속도 저하를 수반한다”며 “이에 필요한 주파수 용량 증설 지연시 최악의 경우 통신망 다운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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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소비자들은 속도제한을 두고 ‘반쪽짜리 무제한’이라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기준 제공량을 넘어섰을 경우 3G급으로 속도를 제한하는 것은 당초 ‘데이터 무제한’이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누리꾼들은 “초과시 속도가 2Mbps라면 차라리 3G 무제한이 나을 것 같다”, “9만5천원 이상이 돼야 무제한이라면 가격이 너무 비싸다”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