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쇼크에 국내 관련株도 흔들

일반입력 :2013/01/25 11:28

정현정 기자

애플 주가가 사상 최대로 폭락했다. 10년만에 분기 순익이 감소한데 이어, 주당 70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도 500달러 아래로 곤두박칠 쳤다. 이에 따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협력사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대표적인 애플 수혜주로 꼽혔던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실리콘웍스, 이라이콤, 인터플렉스 등 국내 대중소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비상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애플의 하반기 신제품 효과와 함께 실적이 개선되는 등 부각됐지만 한 분기만에 상황이 변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애플 주가가 전날보다 12.35% 떨어진 450.50달러로 마감됐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나스닥 지수가 0.74% 내리는 등 뉴욕 증시 역시 혼조세를 보였다. 애플 주가 급락에 거래소는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기도 했다.

애플 주가가 하루 만에 12.35% 떨어진 것은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5를 발표하기 직전 주가가 705.07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36%나 빠진 셈이다.

최근 아이폰5 등 신제품 판매 부진에 더해 전날 발표한 애플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데다 향후 혁신성에 대한 기대도 회의로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이 급랭했다.

애플발 쇼크에 국내 협력사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세다. 애플 제품 판매가 부진할 경우 국내 부품 공급사들의 실적에도 즉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우려를 선반영한 결과다. 애플의 주문감소가 가시화될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이 4분기 대비해서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도 크다.대표적인 관련주는 애플의 모든 제품군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날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에 깜짝 실적 발표에도 불구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4일 전일대비 1.21%(350원) 하락한 2만8천550원에 장을 마감하며 내림세를 기록한데 이어 25일 11시 현재 전일대비 800원 하락한 2만7천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애플이 재고조정으로 주요 제품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패널 주문을 절반 이상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해 나오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 대로 하락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변화도 눈에 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11월에는 연일 신고가를 경시하면서 시가총액이 LG전자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25일 현재 LG디스플레이 시가총액은 9조9천472억원으로 24위로 내려앉았다.

애플에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 주력공급 업체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주가도 최근 10거래일 동안 10%가 넘게 떨어졌다. 특히 애플의 '탈삼성' 전략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애플향 공급 물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어, 맥북프로 등 다양한 제품군에 디스플레이용 드라이브IC를 생산하며 대표적인 애플 수혜주로 꼽혔던 실리콘웍스 역시 최근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10% 넘게 떨어졌다.

이 밖에 연성회로기판(FPCB) 생산업체인 인터플렉스 주가는 오전 11시15분 현재 전일대비 1천150원 하락한 4만1천200원으로 기록 중이다. 백라이트유닛(BLU) 업체인 이라이콤도 지난 7일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난 17일 최근 3개월 내 최저가(1만3천600원)를 기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온 애플의 판매부진을 휴대폰 산업과 부품산업에 좋게 해석할 수는 없다면서 아이폰의 나사수를 줄이는 설계조정이 끝나는 2~3월경 생산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반등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판매여부에 따라 부품주문에 대한 영향이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대표 협력사인 삼성전자 역시 이날 사상최대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11시15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2만7천원(1.86%) 내린 142만5천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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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애플향 부품 공급물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는데다 갤럭시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리스크를 상쇄하면서 받는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애플의 부진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 강세를 감안하면 이번 애플의 주가의 하락은 수요나 경기의 부진이라기보다는 애플의 부진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신규제품 또는 저가모델 출시 등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운 올 상반기 기대이상의 판매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