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기대는 원래 항상 높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카발2 성적이 저희의 기대치에 못 미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잔존률 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수치가 나오고 있고, 해외 진출도 계획돼 있어 많은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김장중㊷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현재 카발2의 성적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작품의 완성도면에서는 만족스럽고, 실제로 이용자들이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어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흥행성적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국내 게임업계에 폭풍전야 시기인 작년 11월 오픈한 게임이 바로 이스트소프트의 카발2다. 이 게임은 같은 해 7월 ‘블레이드앤소울’ 출시 이후 신작 RPG 기근에 시달렸던 국내 게임업계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며 ‘중박’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PC방 순위로는 20위권 대를 꾸준히 기록 중이다.
“카발2를 오픈하면서 MMORPG 수요가 예전보다 줄었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 등 할 만한 게임들이 그 만큼 늘었기 때문이겠죠. 국내에서 성공한 마지막 MMORPG는 아이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김장중 대표는 아이온을 열심히 플레이 했다며 이 게임의 성공 요인을 무겁지 않은 콘텐츠로 꼽았다. 또 카발2를 개발할 때 아이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전작인 카발 온라인 특유의 게임성과 세계관, 캐릭터를 계승함으로써 카발만의 전통성은 이어갔다.
카발2는 오픈 초반 계정 도용에 따른 피해로 잡음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웹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아이템을 도둑맞았다는 이용자들의 글이 넘쳐났다. 일회용 비밀번호(OTP)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카발2 계정 도용은 카발 온라인이 중국에서 인기가 있기 때문인 이유도 있어요. 중국 작업장 등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도로 많이 접근했죠. 그렇지만 이슈가 된 만큼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았어요.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최대한 삭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문제인 것처럼 부각됐을 뿐이죠.”
현재 이스트소프트는 타 사이트를 통한 카발 온라인과 카발2의 채널링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자체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진행해 왔지만,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고자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로 결정한 것. 더 많은 이용자 유입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 이 회사는 올 1월 말쯤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준비된 모바일 게임은 총 3종으로 1분기 내로 출시될 예정이다. 장르는 대부분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다.
“기존 SNG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SNG를 1월 말 출시할 계획인데, 일정을 못 박아둔 것은 아니에요. 카카오톡 등 타 플랫폼을 통한 출시도 적극 협의 중에 있고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기 때문에 영어 언어 지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카발을 모티브로 한 모바일 게임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카발을 잇는 새로운 오리지널 IP를 창출하는 데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발3’가 출시되더라도 PC 온라인 게임이 아닌 다른 장르, 또 다른 플랫폼으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작품을 복제한 것 같은 게임은 만들지 않겠다는 내부 원칙도 강조했다.
김장중 대표는 올해 게임 업계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웰메이드 모바일 게임들이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는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간단한 게임들이 출시돼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많은 자본과 시간이 투입된 모바일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고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고품질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높아질 것 같아요. 모바일 게임은 적은 자본으로 단 기간에 개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뒤집힐 시기도 곧 오지 않을까요. 저희는 다작이 아닌 작품성과 완성도를 갖춘 게임들을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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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발2의 해외 서비스는 올해 말 영어권에 먼저 진출할 방침이다. 이 게임은 이미 아시아소프트와 태국 및 싱가포르 서비스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중국 서비스는 메이저 퍼블리셔와 손잡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카발2 해외 진출 계획도 있어요. 하반기 영어권에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인데, 그 전에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국내를 비롯해 카발2의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게임 사업도 출발선에 서 있고, 올해는 게임쪽으로도 많은 성장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