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메라 "스스로 켜져 도촬을...헉"

일반입력 :2013/01/14 12:55    수정: 2013/01/15 11:54

김희연 기자

“책상위에 무심코 올려둔 카메라가 스스로 작동해서 내 사생활을 촬영한다면?”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언제나 무선통신이 연결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 스마트카메라라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다.

14일 복수의 보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스마트카메라가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인해 각종 보안위협에 노출돼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미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 기기들의 피해가 현실화됐기 때문에 스마트카메라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특히 스마트카메라는 다른 모바일 통신 기기에 비해 촬영 기능이 강화되어 있어 더욱 심각한 사생활 노출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삼성전자, 니콘 등 전자업계에서는 다양한 사진연출과 촬영 기능 지원을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카메라를 앞다퉈 출시했다. 통신 지원으로 향상된 공유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만 다운로드 받으면 카메라에서도 손쉽게 다양한 부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앱 다운로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과 같이 앱을 리패키징해 악성앱이 유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인기 사진앱인 줄 알고 무심코 내려받았지만 사실은 악성기능이 포함된 앱일 수 있다. 카메라의 경우는 모바일보다 상대적으로 보안의식이 낮아 피해가 확산될 소지도 더욱 높다.

일단 악성앱이 설치된 스마트카메라는 권한을 탈취한 사람 마음대로 촬영된 사진을 전송하거나 지울 수 있다. 또 갑자기 원치 않게 사진이나 동영상이 촬영될 수도 있어 일상생활이 고스란히 유출될 가능성도 높다.

스마트폰의 경우는 법적으로 촬영 시 소리가 나도록 되어 있지만 스마트카메라에는 이러한 기능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가령 권한이 탈취된 스마트폰의 경우는 권한 탈취자가 고의적으로 소리를 없앨 수도 있지만 과정이 복잡해 주로 단순 사진 탈취 등의 피해만 발생해 왔다.

반면 스마트카메라의 경우는 사용자가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에서 촬영이 가능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또 HD급 사진과 동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 때문에 이전보다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문종현 잉카인터넷 ISARC 대응팀 팀장은 “이미 현실화되기 시작한 안드로이드 보안 피해가 고스란히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카메라로 옮겨왔다고 보면 된다”면서 “악성앱이 설치되면 외부자가 이미 기기의 권한을 탈취한 상태기 때문에 어떤 기능이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통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현재 스마트카메라 보급 초기 단계여서 이를 이용한 실제 피해사례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안드로이드 기기 피해가 현실화 됐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문 팀장은 “스마트카메라의 경우는 기존 스마트폰 등에 비해서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 보안 의식이 더욱 결여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면서 “또한 스마트폰 등보다 촬영 기능 자체가 더 강화돼 다양한 방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해 사용자들의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