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이슈로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예상됐던 게임주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소식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됐지만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등 17명이 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으로 국내 게임산업이 출렁였다.
이 법안에 정부가 인터넷 게임 중독 치유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사업자로부터 연간 매출액의 최대 5%를 강제 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 또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적용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업계의 매출 타격이 예상됐었다.
이 같은 우려와 걱정에 지난 10일 게임주들은 전반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렸다. JCE(-5.48%) 엔씨소프트(-3.73%) 웹젠(-3.58%) 조이맥스(-3.49%) 엠게임 (-3.14%) 등이 더욱 강화된 규제안을 담은 게임중독 예방 법안 발의에 영향을 받은 듯 보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IBK투자증권 등 증권업계는 “게임주에 대한 투자 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심리 회복 기간 역시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어제 하락했던 상당수의 게임주들이 바로 오늘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 모바일 게임 ‘밀리언아서’의 성공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액토즈소프트가 5% 포인트 넘게 오름세며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엠게임, 게임빌 등의 주가도 소폭 오르고 있다.
이처럼 업계의 우려와 달리 게임주들이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는 이번 발의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뜨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의 사례를 비춰볼 때 이번에 발의된 법안이 공청회 등 입법 절차를 거쳐 실제 법으로 제정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게임주에 대한 우려를 희석시켰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또 지난 10일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 법률안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게임을 일반 도박보다 유해 산업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주장하며 “셧다운제로 인해 40% 가량의 청소년들이 성인 아이디를 도용해 게임을 즐기는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역시 사업자 강제 징수 정책에 대해 ‘게임산업 말살 정책’이라고 맹비난 하며 업계의 결집을 요구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전시회 지스타로 지역 경제 활성화 혜택을 보고 있는 부산 지역구 의원마저 이번 발의안 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면서 “지스타 개최지도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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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여론이 악화되자 손인춘 의원실 측은 “법안의 목적 자체가 규제에 집중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일단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취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강화된 셧다운제 이슈와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 시행, 또 웹보드 게임 규제 등 전반적인 게임 규제 정책이 게임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결론이 내려진 내용도 없을뿐더러 이번에 발의된 규제안의 경우는 공청회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어 실제로 시행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