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캐릭터 추가로 다른 게임 '변신'

일반입력 :2013/01/06 11:38    수정: 2013/01/06 11:40

게임 개발자들의 고민은 항상 같다. 어떻게 새로운 이용자를 이끌고 재미를 전달할까? 자기 스스로 즐기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이라면 단연 첫 번째 과제다.

특히 모바일 게임 개발이라면 이 고민은 깊어진다. 큰 투자 없이 누구나 뛰어들고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진입 장벽이 낮아보여도 오히려 후발 주자에겐 껄끄러운 점이 사실이다.

우선 게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 퍼블리싱 업체를 찾거나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탑재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마케팅을 강화한다. 모두가 하는 생각이다.

여기에 또 다른 전략을 꺼내든 회사가 있다. 최근 ‘캐릭터팡 for Kakao’를 선보인 티플레이스튜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티플레이는 캐릭터팡 게임에 유명 캐릭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다. 보통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캐릭터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달리 반대로 이미 성공한 캐릭터를 게임 속으로 넣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했고, 기본적인 게임 틀 개발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팡류 게임을 만들고 이 게임이 시장에서 다른 점이 무엇인지 찾게 됐고, 이용자에게 다가서기 쉬운 부분이 뭘까 생각했습니다.”

이원준 티플레이스튜디오 대표는 캐릭터팡의 출발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캐릭터팡은 처음 선보였을 당시 브라우니팡으로 더 알려졌다. 인기 TV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브라우니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신선함을 더했다.

이 같은 시도는 게임 퍼블리싱 업체인 와이디온라인의 역할이 컸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사실 브라우니팡으로 머물렀으면 한철 장사를 위한 게임으로 볼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게임에 기대감을 높이게 된 계기는 출시 1주일 만에 ‘헬로키티’ 캐릭터를 사용한 업데이트를 진행한 점이다. 헬로키티는 현재 국내 캐릭터 시장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유명 IP다.

“브라우니는 초등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소재라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개 인형을 제외하곤 캐릭터 사업이 달리 진행된 적이 없어 더욱 기회라 여긴 부분도 있어요. 헬로키티는 카카오 게임 이용자 중에 여성이 많으니까 이쪽을 겨냥하기에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캐릭터팡을 휴대폰에 설치하면 헬로키티 블록을 터뜨리는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블록과 함께 게임 배경인 스킨도 아기자기한 헬로키티가 묻어난다. 브라우니 버전에서는 브라우니 얼굴이 블록과 스킨으로 등장하는 식이다.

모두 비슷해 보이는 캐주얼 게임에서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이원준 대표는 “가벼운 팡류 게임에 뭘 그리 하려고 하냐는 의구심도 있지만, 게임은 이용자들이 다시 생각날 때가 있고 그 때 다시 접속했을 때 예전과 똑같으면 질리고 실망하니까 이를 고려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에 새로운 캐릭터를 넣는 또 다른 이유다. 단순히 시선끌기를 넘어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려는 조치다.

이 방식이 쉽지만은 않다. 당장 캐릭터 IP를 보유한 회사와 협약을 맺고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게임 개발 투자 비용 면에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나아가 게임 개발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캐릭터를 게임에 녹여내기가 예상보단 힘들었어요. 캐릭터 느낌에 치중하면 게임성이 누그러지고 게임을 살리면 캐릭터가 약해지는 식입니다. 브라우니 같은 경우 말이 없는 인형 캐릭터인데 그렇다고 개그콘서트처럼 개그맨을 넣을 수도 없고 이런 부분에 고민이 많았죠.”

이처럼 쉽지 않지만 새로운 캐릭터는 계속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 확보와 유지를 위해 꺼내는 계획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퍼블리셔 와이디온라인이 추가 협의 중인 유명 캐릭터도 조만간 협약 체결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브라우니팡, 헬로키티팡에 이어 새로운 팡 게임이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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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망가라는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데 그 고양이가 게임 속에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앵그리버드가 제 게임 속에 들어온다면 환영이구요. 가수 연예인이 게임 속으로 들어와 노래가 나오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캐릭터 변신 게임을 내놓은 티플레이스튜디오의 이원준 대표의 야심을 주목하게 된다. 하나의 게임으로 어떤 변신을 이끌어낼지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