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45만대 턱걸이…찻 잔속 태풍?

일반입력 :2013/01/02 09:01    수정: 2013/01/02 09:04

김태정 기자

애플 아이폰5의 국내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초반 반짝했던 인기를 12월 성수기에 이어가지 못했다. 약 1개월 간 판매량이 45만대를 넘은 정도다.

올해 시작 전 최소 100만대가 팔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크게 빗나간 가운데 SK텔레콤과 KT도 고민에 빠졌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개통시킨 아이폰5는 45만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12월7일 출시 후 일 평균 개통량이 2만여대 정도인 셈이다. 출발은 산뜻했다. 판매 시작 후 이틀 간 양측이 각자 7~8만대 정도를 개통시켰다. 아이폰5 손님 잡기 총력전을 펼친 결과다. 대기수요 300만명 전망이 현실화되는 듯이 보였다.

이 같은 인기는 12월 중순 들어 본격 감소세로 돌아섰다. SK텔레콤과 KT의 각 개통량이 하루 1만대 안팎에 머무른 것이다. 장사 대목인 크리스마스 전후에도 인기가 미지근했다고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월 45만대 개통도 빼어난 성적이지만 이동통신사 기대에는 못 미쳤다. 삼성전자 갤럭시S3의 경우 출시 첫 달 개통량 60만대를 넘겼다.

아이폰5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줄어든 보조금이다. 방송통신위원회 단속에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크게 줄였다. 다른 스마트폰들에게도 해당되는 악재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아이폰5를 판매하지 않는다.

애플이 아이폰5 국내 판매를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지적도 힘을 받았다. 미국보다 3개월 늦게나온 아이폰5를 기다리다가 다른 스마트폰을 선택한 이들이 적잖다. 지난해 9월 이른바 ‘17만원 갤럭시’ 소동에 아이폰5 대기수요가 대거 이탈했다.

SK텔레콤과 KT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경쟁사의 과도한 보조금 책정으로 인해 아이폰5 대기 수요가 국산 제품에 많이 몰렸다”며 “겨울 성수기에도 시장 분위기가 활발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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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아이폰5 검은색 제품 물량이 부족, 이동통신사들이 흰색을 집중 유통시키는 것도 부진 이유로 꼽힌다.

한편, 지난해 7월 출시, 비교적 구형으로 분류되는 갤럭시S3는 최근 일 개통량 3천여대 정도를 기록 중이다. 보조금 축소와 얼어붙은 경기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