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온라인 게임의 자존심 ‘아이온’이 대규모 업데이트로 정상탈환에 도전한다.
한국 온라인게임으로 3년 이상 1위(PC방 순위, 게임트릭스)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시장은 좁고 경쟁은 심하고 이용자들의 안목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아이온은 온라인 게임 순위 160주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또 올해 3분기까지 약 9천500억 매출을 기록함으로써 조만간 한국 온라인 게임 역사에 ‘최단 기간 누적 1조 돌파’라는 새 기록을 남길 일만 남았다.
2008년 말 오픈 당시 1위를 유지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끌어내고 한국 게임의 자존심을 보여준 아이온은 그 동안 대규모 업데이트를 총 12회를 진행했다. 또 이때마다 업데이트 규모로 늘 화제의 중심이 됐다.
웬만한 신작이 출시할 수준의 규모였고 매 업데이트마다 국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서 이용자들의 눈높이와 게임 산업의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오픈 4년이 지나 신작 '블레이드앤소울'과 '리그오브레전드'에 왕좌를 내준 아이온은 대규모 업데이트 4.0 버전을 통해 다시 왕좌에 복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게 됐다.
지난 4일 '아이유 콜라보레이션' 제작발표회를 통해 드디어 아이온 4.0 버전의 일정과 콘텐츠를 공개함으로써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오는 20일 4.0 1차 업데이트 일정을 앞두고 아이온 개발팀에 속해 있는 민지영 기획총괄 팀장, 이정환 시스템디자인팀장, 최헌노 레벨디자인부팀장을 지디넷 게임스팟이 만나봤다.
-4주년을 맞은 소감은 어떤가
민지영: 2008년 11월11일 새벽 6시. 그 순간의 긴장과 기대감과 두려움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4년이 지나갔다니 놀랍다. 오픈 이후로 많은 시도들을 하면서 좋은 효과를 본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보람 있는 날들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번 4.0에서의 시도들은 반드시 유저들의 마음에 들기를 기대하며 12월20일에 예전의 기대감과 두려움을 다시 느꼈으면 좋겠다.
-아이온 4.0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민지영: 게임의 근본적인 재미 부활과 아이온의 독창성이다. 4.0은 아이온만의 특징을 뚜렷이 하고 장점을 살리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요소를 조심스럽게 제시하고자 한다. 그 첫 단계라 생각해 줬으면 한다.
-신규 직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민지영: 3개의 직업이 공개될 예정이다. 2개의 직업은 4.0 버전에 진행되며, 최근 실루엣으로 공개된 기갑성은 향후에 추가될 예정이다. 사격성은 무기의 종류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비교적 컨트롤이 중요시 되는 직업이며 타이밍을 만들어 나가는 직업이다. 음유성은 힐러와 디버퍼의 성격을 지닌 직업이다. 비교적 컨트롤 난이도는 낮은 편이지만 상대와 나의 수싸움이 중요한 직업이다.
-음유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정환: 음유성의 경우 PvP(유저간 대결)에서는 상태 이상을 통해 전투의 템포 조절 역할을 하고 있다. 파티 플레이에서는 힐러 역할, 기존에 없었던 정신력 치유 역할로 설정했다. 이번에 그것이 필요한 던전, 요새전 같은 부분이 있다. 보면서 계속 맞춰 나갈 계획이다.
민지영: 치유성, 호법성을 사랑하는 이용자분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에 공개된 음유성은 완전 처음 버전이다. 우리는 모든 직업을 사랑한다.
-카탈람의 바센 요새는 공중전이 가능한 요새다. 옛날 어비스처럼 자유로운 공중전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가 많다. 차후에 업데이트로 어비스2 라든가 추가될 예정이 있는가
민지영: 앞으로 요새전에 다양한 요소를 넣으려고 한다. 비행 관련도 중요한 요소도 고려하며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헌노: 아이온의 장점 중 하나는 장르에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다. 원더걸스, 미스에이를 통해 스타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풍부한 캐릭터를 지닌 아이유를 통해 대중문화와 게임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표출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세계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접목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게임 안에서 아이유는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되나
최헌노: 외형, 복식, 아이템 등의 스타일은 물론 아이온 테마곡, 그리고 아이유를 테마로 한 새로운 인스턴트 던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또한 1월에 게임 속에서 아이유 라이브 파티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자간담회 날 아이유가 개발실에 올라갔다고 들었다. 그 때 처음 개발실에 간 것인가
이정환: 올라와서 제작과정을 봤다. 주변에 사람이 워낙 많이 몰렸다. 둘러보고 회의실에서 싸인 하고 나와서 곧바로 갔다.
-타 게임사의 스타 마케팅과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민지영: 아이유와의 콜라보레이션은 기존 게임 업계에서 진행하는 스타마케팅과 차별화를 두고자 한다. 1회성에 그치는 단순한 벤치마크나 캐릭터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 아이유라는 문화 콘텐츠를 게임 속 개별 스토리를 지닌 인스턴트 던전, 아이온의 OST, 그리고 아이온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문화에까지 녹여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예정이다.
-아이유 던전을 공개해 줄 수 있나
이정환: 설정 상으로는 아이유가 해적들한테 잡혀가서 구해주는 설정이다. 몬스터로는 기존에 있던 애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서커스의 어릿광대들이 등장한다.
민지영: 세상을 지배하려는 서커스단 악당이 아이유 목소리를 훔치려고 한다.
-인던 개발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 앞으로 시스템과 레벨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 알려 달라
민지영: 인던 개발 시간은 인던 별로 천차만별이다. 몇 달에서 몇 년 까지도 걸린다. 적어도 3달 이상 걸린다. 동네 길과 경부고속도로 만들듯이 편차가 크다.
최헌노: 실질적 레벨 디자인 할 때는 공간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언덕의 굴곡까지도 예상을 하고 등장한다. 추가될 던전의 경우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즐길 수 있는 버전을 만들고자 한다.
이정환: 두 가지를 고려한다. 이용자들이 좋아하는지, 내부적으로 개발 시간이 적게 걸리는지.
민지영: 전반적으로 예전에는 시스템과 레벨이 따로였다면, 4.0은 한 방향으로 같이 보고 있다.
-4.0 이후의 전략, 키워드가 있을까
민지영: 좀 더 다양성에 포인트를 맞추고 종족과 클래스와 천과 마와 용족이 서로 물고 물리는 그런 부분이 방향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용자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민지영: 작년에 4.0 초안 잡을 때부터 아이온 최전성기를 많이 생각하며 진행했다. 2009, 2010년의 영광을 다시 누렸으면 한다. 관련 팀 모두의 소원인 것 같다. 간절하다. 다시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개발팀 모두 많이 고생을 했던 한 해, 두 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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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팀장님 말씀대로 새로운 시도가 많다. 거의 같은 얘기인데, 굉장히 열심히 일했다. 모험적인 것들이 들어 있어 불안하기도 하다. 한 번에 모든 것이 다 맞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율해서 최대한 맞춰 내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한다. 잘 부탁드린다.
최헌노: 두 팀장들 말씀했듯이 새로운 시도가 많았다.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이 아이템 하나만 먹으면 끝이야 하는 방식을 바꿔보고자 다양화를 했다. 이용자들이 조금 더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