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부품 발빼기…삼성의 대응은?

일반입력 :2012/12/04 08:11    수정: 2012/12/05 08:32

송주영, 정현정 기자

애플이 범 삼성 전자계열사의 부품 비중을 낮추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삼성의 대응은?

이미 메모리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에 백기를 들며 입지를 재확인시켜 줬고 태블릿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애플의 입지가 줄어들며 삼성 전자계열사들의 부품 판로가 더 다양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비중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삼성이 애플에 공급하는 부품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LCD 패널, 배터리, 메모리 등 4개 핵심부품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 전자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으로 3개사 모두 애플 비중을 이미 줄였거나 향후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AP를 보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생산을 위해 ㅣ에서 삼성전자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AP 물량을 2014년 이후에나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는 LCD 패널과 삼성SDI의 배터리는 물량 비중이 축소됐으며, 배터리의 경우는 지난 3분기 출시된 아이폰5에는 비중이 크게 축소됐고 아이패드용 공급 비중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관련업계와 증권업계 등에서도 양사의 손익을 따지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기에 바쁘다.

일단 메모리와 배터리 부문은 당장 애플이 삼성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거래처를 전환할 경우에도 굳건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시장 판로 확대 가능성도 넉넉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

애플이 AP물량을 축소할 경우에는 변수가 좀 있다. 애플과 삼성 간에 오는 2014년까지 공급계약으로 묶여있지만 계약을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점증해 삼성으로선 부담이다. 애플이 TSMC나 인텔로 30~40억달러의 물량을 옮겨가게 된다면 이를 벌충할 만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삼성 AP, 2014년 이후 매출처 다변화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의 애플 AP 매출을 연간 30억~40억달러로 추정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85%, AP 매출의 절반 이상이 애플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AP사업에서 애플의 의존도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애플이 AP 물량을 축소해도 삼성전자에게는 대안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AP에게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라는 든든한 고객이 있고 그동안의 경험으로 내년 이후에는 AP 시장 확대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오는 2014년 이후 삼성전자의 AP 비중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AP에 대한 대안으로 가장 유력한 업체는 파운드리 1위인 타이완 TSMC, 이외 미세공정 개발 능력을 고려해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그리고 지난 2년간 끊임없이 접촉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인텔까지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올해 들어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중심으로 AP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레노버, 메이쥬 등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삼성전자 AP 고객사로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AP, 통신칩, 메모리 통합칩 등으로 AP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AP 비중을 낮출 것으로 전망되는 2014년 이후에 삼성전자의 AP 고객사 확대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P 시장은 이제 삼성전자, 퀄컴의 양강구도”라며 “파운드리 능력까지 갖춘 삼성전자가 통신칩까지 확대한다면 고객사를 다변화할 만한 경쟁력은 갖춰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1위에 등극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자사 AP 비중을 높인다면 애플 물량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아마존‧MS 등으로 확대

삼성전자의 애플향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최근 LG디스플레이로 물량을 전환하는 등 심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용 9.7인치 패널 출하량은 1분기 740만대와 2분기 799만5천대로 LG디스플레이를 앞섰지만 3분기에는 294만9천대로 출하량이 63%나 감소했다. 4분기 출하량은 22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응은 어떤 것일까?

삼성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사 공급물량을 늘리는 한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애플 뉴아이패드 출시 당시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와 샤프가 초기 품질 문제로 패널 생산에 어려움을 겪자 상반기까지는 애플에 가장 많은 아이패드용 LCD패널을 공급한 업체였었다. 하지만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의 9.7인치 패널 출하량은 42만8천대(7.2%)로 지난 3월 257만8천대(70.0%)에서 80% 이상 급감했다. 지난달 기준 아이패드 미니용 7.9인치 패널을 합쳐 애플에서 생산하는 태블릿 전제품의 탑재되는 LCD 패널 중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은 5.2%에 불과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응은 판매호조를 보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1’ 등 자사 태블릿용 패널 공급물량을 크게 늘리는 전략이다. 여기에 구글, 아마존, MS의 태블릿 출시가 겹치면서 애플 이외의 업체와 거래비중을 늘리는 등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1과 구글 넥서스10 등에 탑재되는 10.1인치 패널 출하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10.1인치 패널 출하량은 지난 1분기 105만8천대에서 꾸준히 증가해 4분기 1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MS 서피스에 탑재되는 10.6인치 패널의 경우에도 4분기 LG디스플레이가 공동 공급에 나서기 전까지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된 아마존 킨들파이어HD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는 MS 서피스에도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소송 당사자인 상태에서 삼성 스스로도 애플이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7인치부터 10인치 이상까지 다양한 태블릿용 패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아이패드용 물량을 뺀다고 해도 공급사를 다변화했고, 애플 이외 업체들의 주문량도 많기 때문에 굳이 애플에 목을 맬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실적 반영치 크지 않아

삼성SDI도 삼성전자-애플의 특허전쟁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회사역시 애플 배터리 물량의 30~40%를 공급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이폰5 출시 이후 비중이 꾸준히 낮아졌다.

삼성SDI는 아이폰5 출시 전 아이폰5용 배터리인증까지 마쳤지만 공급가격 상 견해차를 보이면서 결국 공급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에서도 배터리 공급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애플 제품의 배터리 공급업체로는 삼성SDI를 제외하고 중국 암페렉스테크놀로지(ATL), 리셴, LG화학 등 3개 업체가 있다. 그동안은 삼성SDI, ATL 등의 비중이 높았다.

longdesc=image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소송 당사자인 상태에서 삼성 스스로도 애플이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7인치부터 10인치 이상까지 다양한 태블릿용 패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아이패드용 물량을 뺀다고 해도 공급사를 다변화했고, 애플 이외 업체들의 주문량도 많기 때문에 굳이 애플에 목을 맬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실적 반영치 크지 않아

삼성SDI도 삼성전자-애플의 특허전쟁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회사역시 애플 배터리 물량의 30~40%를 공급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이폰5 출시 이후 비중이 꾸준히 낮아졌다.

삼성SDI는 아이폰5 출시 전 아이폰5용 배터리인증까지 마쳤지만 공급가격 상 견해차를 보이면서 결국 공급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에서도 배터리 공급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애플 제품의 배터리 공급업체로는 삼성SDI를 제외하고 중국 암페렉스테크놀로지(ATL), 리셴, LG화학 등 3개 업체가 있다. 그동안은 삼성SDI, ATL 등의 비중이 높았다. 우선 실적을 보더라도 삼성SDI의 애플 단마릭용 물량 감소는 타격이 크지 않았다. 삼성SDI 지난 3분기 2차전지 매출은 9천40억원이다. 지난 2분기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한 수치다.

아이폰5가 출시된 3분기부터 애플향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2차전지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삼성전자의 삼성SDI 물량 확대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 시리즈 등의 판매 확대와 더불어 삼성SDI의 2차 전지 매출도 견조세를 나타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IIT는 올해 삼성SDI가 소형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27%로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입장에서 애플을 잃는 것이 손해는 될 수 있지만 실적을 볼 때 삼성전자에서 물량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태블릿도 시장 다변화가 전망돼 성장세가 예상됐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애플 제품 내에서 삼성SDI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내년 폴리머 전지 수요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PC 등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애플 내 점유율 하락으로 오히려 다양한 태블릿PC에서 기회 요인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히려 내년 다양한 태블릿PC에서 기회 요인이 증가하고 고객 기반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오히려 애플이 백기

메모리에서는 오히려 애플이 삼성전자에게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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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D램 시장 절반 이상, 낸드플래시 점유율 40%의 삼성전자 물량을 받지 않고는 아이폰5의 공급 수요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샌디스크를 추가로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로 선정하는 등 고육지책을 썼다. 결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등 3개 업체 중심의 낸드플래시 시장의 다변화를 읽지 못하고 저가 정책을 폈다가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