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글로벌 기업 못 산 이유는…”

일반입력 :2012/11/30 10:07    수정: 2012/11/30 16:17

정윤희 기자

“1천원씩 내려봤자 칭찬도 못 듣고 말이죠.”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해 시행한 기본료 1천원 인하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1천원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가 없었다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이 회장은 29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청춘열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쪽 괜찮은 기업들 중에서 인수제안을 하는 곳이 많다”며 “(1천원 인하가 없었다면) 글로벌 기업들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그 자체가 하나의 돌파구가 됐을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쩌겠냐”면서도 “돈은 없지만 (괜찮은 기업이 있으면) 사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스마트 혁명을 이끈 아이폰 도입에 대해서는 “위력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 회장은 “아이폰의 위력에 대해 미리 알았다면 거짓말”이라며 “다만 알고 있었던 것은 컨버전스(융합)의 시대가 오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국내서 아이폰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나는 누가 못 들어오게 하면 투혼이 일어나 기어코 뚫어내고야 마는 사람”이라며 웃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요금 인하도 추진했다. 아이폰 도입으로 향후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위한 길을 KT가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데이터 요금을 종전의 88%나 깎았더니 내부에서는 멀쩡한 수익을 왜 줄이냐며 불만이 엄청나게 많았다”면서도 “우리나라 IT 환경은 너무 낡고 좁아서 새 플레이어나 기존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으로, 우리가 할 일은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IPTV 서비스 올레TV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애플TV, 구글TV 등 경쟁에 직면해 있지만 자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TV, 구글TV 등과 비교한 올레TV의 강점으로는 지상파 방송, HD 방송 등을 들었다.

이 회장은 “올레TV를 웹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이 경우 지상파, HD방송 쪽에서는 (경쟁서비스와 비교해) 단연 우위를 가지게 된다”며 “IPTV 가입자는 올해 말에 600만, 내년에 800만을 넘어서는 등 IPTV 플랫폼은 향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대해서는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키운 나라에서 운동은 왜 그렇게 못하냐”며 “우리나라 야구가 세계화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KT가 10구단을 창단하겠다고 하자 반대하는 사람들은 고교야구팀이 50여개 밖에 없는 나라에서 어떻게 10구단을 운영하느냐고 한다”며 “우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유망한 선수들을 스카웃해 와 글로벌 프로야구라는 큰 판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용병을 영입하는 것을 넘어 해외 유망주들을 발굴해 올 경우 국내 프로야구 경기에 대한 해외 시청률 또한 올라갈 것이란 얘기다.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보다 수월해 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다보면 장차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시리즈, 월드시리즈까지 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이 회장은 2030 청춘들의 글로벌 진출을 독려하며 “지금은 대한민국이 글로벌로 나갈 기회로 수출 기업은 몸을 사리겠지만, 서비스 기업들에게는 찬스”라며 “KT는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만 진행되는 것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스타가 된 싸이처럼 기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는 “글로벌 경제 악화 영향으로 취업문도 좁아져 보이지만 기회는 있다”며 “지금 답답하게 느낀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덫, 기성세대의 덫일 뿐 청춘들에게는 아직까지 무한한 가능성과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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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청춘은 ‘내일’이다”며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 안정적으로 보장된 일을 고민 없이 시작하는 것 보다는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행운과 불행은 ‘기회’라는 같은 단어로 내가 준비가 됐을 때 기회가 온다면 행운이고, 준비가 안됐을 때 기회를 받으면 아예 모르고 지나가거나 불행이 된다”며 “항상 준비하고 좀 더 담대한 꿈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