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있는 곳에 보상 확실하네”
LG전자가 올해 임원 인사를 28일 단행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인사 폭이 다소 넓어진 것은 물론 성과만 충분하다면 출신, 업종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인사가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끈다.
가장 무게감이 실리는 사장 인사로는 신문범 부사장과 조성진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는 것이다. 신 부사장은 올해 HA(Home Appliance) 사업본부를 이끌었으며 조성진 부사장 역시 세탁기 사업부장을 맡아온 인물이다.
부사장 인사에도 HA사업본부 냉장고사업부장 박영일 전무가 포함되는 등 올해 사장급 인사 5명중 3명이 HA사업본부에서 배출됐다. 사실상 올해 LG전자 전체 사업 부문 중 백색가전 부문이 가장 우수한 성적 통지표를 받아든 셈이다.
올해 임원 인사에 대해 LG그룹은 현재 경영환경이 위기라는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엄격한 성과주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순히 매출액과 손익 등 재무성과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준비를 엄격히 따져 인사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본부는 사장, 부사장은 물론 전무 승진 명단에 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의 유임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최근 몇 달간 MC사업본부가 내놓은 옵티머스G, 넥서스4 등이 잇달아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가혹한 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올해 MC사업본부는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며 지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과거처럼 LG전자 전체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지 않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소니, 노키아, 모토로라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러한 인사에 대해 일부에서는 LG그룹 전반에 흐르는 1등주의에 기인한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단순히 매출이나 수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경쟁사보다 앞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가를 더 비중 있게 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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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출신이나 연구개발 인재의 고위 임원 인사 역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는 비교적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LG그룹 조직 문화에 활력소를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백색가전보다는 당장은 힘들어도 스마트폰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사업 부문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러한 사업 부문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