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감성 충만 즉석카메라, 이런 기능이?

일반입력 :2012/11/23 14:09    수정: 2012/11/24 00:12

김희연 기자

전 국민이 카메라 한 대 쯤은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됐다. 스마트폰 때문이다. 전문가용으로 나온 고가 DSLR 카메라도 젊은 층에게는 조금 무리해서 살 만한 장난감이 돼버렸다. 집집마다 한 대쯤은 가지고 있는 컴팩트 카메라는 말할 것도 없다. 디지털이 만들어 낸 새로운 시대상이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핵심 키워드는 '감성'이다. 대표적인 예가 즉석 카메라다.

한국후지필름은 지난 13일 전 세계 최초로 인스탁스 미니8을 국내에 선보였다. ‘소녀, 감성을 물들이다’라는 콘셉트로 소비자 타깃이 명확한 제품이다. 여성들의 취향에 맞춘 형형색색 파스텔톤 색상과 매끈한 바디라인이 눈길을 끈다. 디지털 시대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카메라 브랜드 인스탁스 미니8 핑크를 직접 써봤다.

즉석카메라는 전 세계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대 시장이다. 글로벌 판매량 140여만대 가운데 20%에 달하는 28만대가 국내서 팔린다. 아기자기한 소품 아이템으로도 제격이지만 일반 카메라와 다른 느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스탁스 미니8은 일단 가볍다.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만큼 즉석카메라의 큰 부피나 무게가 부담스러웠던 사용자들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게와 크기를 줄였다. 카메라에 사용되는 AA배터리 2개 무게를 제외하면 307g밖에 되지 않는다. 손에 들었을 때 그립감도 매끄럽다.

인스탁스 미니8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사진 촬영 시 부가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기존 제품에 탑재되지 않았던 어두운 실내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하이키(High-Key)모드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사진을 잘 모르는 여성들이 이용하기에도 쉽다.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빛의 양을 감지해 표시등으로 어느 다이얼에 맞춰야할지 알려준다.

직접 이 기능을 이용해 스스로 촬영(셀카)을 해봤다. 다소 어두운감이 있는 실내였지만 인물이나 사물은 적절하게 빛이 조절돼 밝고 화사하게 촬영됐다. 가끔 실내서 촬영을 할 경우에는 빛 노출조절에 실패해 귀신분장을 한 것 같은 사진을 손에 받아들었던 경험이 한번 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니8 사용자들은 이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사진 촬영모드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도 가능하다. 촬영 장소 밝기에 따라서 자동으로 빛의 노출을 조정해줄 수 있는 다이얼이 있다. 다이얼을 이용해 실내에서는 다이얼을 ‘집’ 모양으로, 화창한 날에는 ‘해’모양으로 돌려 촬영하면 빛이 노출양을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8의 또 하나의 특징인 바디 색상은 파스텔톤의 비광택 소재를 채택했다. 블랙 색상은 상관없겠지만 직접 사용해본 핑크를 비롯한 블루, 옐로우, 화이트 색상의 경우에는 계속 사용하다보면 손 때가 잘 묻을 것 같다. 또 개인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손이 건조한 사람들의 경우는 플라스틱 소재로 인해 손에서 미끄러지기도 쉽다. 그래서 미니8 바디 상단 양쪽 작은 홈을 이용해 끈을 달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즉석카메라는 휴대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감이 없지 않지만 대신 외출 시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기 쉽도록 다양한 디자인의 카메라 가방 액세서리가 출시되고 있다.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해도 멋스럽다.

인스탁스 미니8은 총 5가지 파스텔톤 멀티 컬러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12만8천원이다. 그러나 즉석카메라 사용자들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 하나있다. 바로 필름 값에 대한 부담이다. 10장에 1만2천원이나 되기 때문에 확실히 부담스럽다. 물론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이 번거롭다.

관련기사

만약 즉석카메라 필름 가격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원가를 감안하지 않고 욕심 같아서는 장당 100~200원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그러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 단 한 장 뿐인 사진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즉석카메라는 사용자에게 장당 1천원 이상의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