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언론, "미국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 해킹"

일반입력 :2012/11/23 10:47    수정: 2012/11/23 10:53

손경호 기자

프랑스 언론이 지난 5월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을 겨냥한 악성공격의 배후로 미국 정부를 지목했다. 공격 유형을 조사한 결과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플레임과 비슷한 형태의 악성코드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L'Express)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5월 6일부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취임하던 15일 사이 자비에 뮈스카 수석보좌관을 비롯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보좌관들의 PC가 해킹 당해 기밀문서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유출된 문서에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 집권시기에 작성된 '전략적 계획(strategic plans)' 등이 포함돼 있다고 렉스프레스는 밝혔다.

공격자들은 먼저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친구맺기가 돼있는 최측근의 페이스북 계정을 알아낸 뒤 가짜 정부사이트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했다. 사르코지의 측근들은 별다른 의심없이 링크주소를 타고 가짜 엘리제궁 관저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했다. 그 뒤 이들이 입력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기밀문서를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보안전문가들은 이를 플레임에 비교했다. 플레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만들었다고 추정되는 웜으로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렉스프레스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관저에서 PC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사건 조사를 맡은 프랑스 IT정보시스템보안기구(ANSSI)는 공격 방식이 플레임과 닮았고, 실제로 플레임에 사용된 악성코드 시그니처가 이 공격에서도 발견된 점으로 미뤄 미국의 소행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동맹 관계인 미국이 프랑스 전 대통령의 기밀정보를 해킹했다는 주장한 이유에 대해 렉스프레스는 정확한 동기를 알기는 어려우나 미국 정부가 프랑스의 차기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자인 사르코지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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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은 사이버 공격에 대해 새롭게 알려진 내용은 없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플레임을 통해 이란 핵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는 설이 유력한 가운데 미국이 동맹국에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는 의심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관 미첼 모스 대변인은 프랑스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라며 정보수사, 법 적용, 사이버 국방 등에서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