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태국, 페이스북 얹은 스마트폰 열풍

[방콕(태국)=손경호 기자]태국 현지인들이 갤럭시S3, 아이폰4와 같은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죠. 국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쓰는 경우도 여러 번 봤습니다.

4년간 태국 현지에서 국내 보안 회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SG타이 남기은 이사는 그동안 이 나라에서 목격한 IT바람을 이같이 설명했다.

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열기가 상당히 높아 보였다. 이곳 현지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스스로 사진을 올리고, 메신저 기능을 활용해 쪽지를 보내며, 하루에도 수십번 스마트폰을 검색하는 등 스마트폰 사용 문화가 한국과 다를 바 없었다.

소셜미디어분석기업인 소셜베이커스에 따르면 태국 내 페이스북 이용자는 1천400만명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21.4%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방콕 페이스북 사용자는 868만명으로 전 세계 도시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사용인구를 확보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마치 인터넷과 동일시하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SG타이의 분석이다.

물론 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구매력을 갖춘 태국 중산층 이상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태국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소득층들은 여전히 저가의 노키아폰을 선호하는 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독일 gfk의 조사결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1분기에만 770만대, 24억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지역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스마트폰 수요의 나라별 성장률이 40%에서 많게는 400%까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지 매장 직원, 갤럭시S3가 대세...

동남아 지역의 높은 수요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방문한 태국 방콕 스쿰빗에 위치한 엠포리오 백화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3층에 위치한 휴대폰 매장 점원은 갤럭시S3가 가장 많이 팔린다며 하루에 10대 이상은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점원은 반대편 매장에서도 하루 평균 10대 가량이 팔린다며 스마트폰 수요가 부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10년 기준 태국 휴대폰 시장은 1천100만대, 350억 바트(한화 약 11억3천만 달러)로 이중 10%인 110만개가 스마트폰으로 집계됐다.

태국 휴대폰 가격은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난해 발생한 대형 홍수로 인해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도 태국 현지인들 중에는 약 80만원에 달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매장을 찾고 있다. 현지 가격으로 갤럭시S3는 2만1천900바트로 한화 77만8천500원 수준이다. 갤럭시 노트2는 이보다 비싼 2만2천900바트로 약 81만4천원이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기본적으로 IT인프라가 필수다. 코트라 방콕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지난 1996년부터 정부주도로 'IT 2000 중장기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민관 협동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 뒤 2002년에 발표된 'IT 2010' 계획에 따라 통신환경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지에서 체험한 무선 인터넷망 속도도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 태국 호텔 내 기본 와이파이망의 경우 약 512kbps의 속도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