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특별취재팀>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2’가 열린 부산 벡스코. B2B 전시관에서 한 서양인이 바쁘게 뛰어다니며 한국인들을 만나고 있다.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진 것처럼 열심인 그는 스페인에서 온 이반 페르난데즈 로보.
그는 스페인 게임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매일 수차례씩 미팅을 갖는다고 한다. 스페인 게임 수출 전도사로 자국 정부가 지정한 인물이라 그만큼 바쁘다는 것이다.
국내서 스페인 게임은 그리 친숙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당장 한국에도 세계서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수두룩하고 가까운 일본이나 최근 들어 중국, 타이완까지 쟁쟁한 게임들이 매년 쏟아진다.
하지만 스페인 게임 산업은 크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이반 페르난데즈 로보는 목소리높여 주장한다.
그는 “스페인 게임 개발 역사는 25년 가량이지만 그간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이 장난감으로 치부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최근 들어 정부 차원에서 게임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인식하고 촉진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유럽 내에서 게임 소비 수준이 4위권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전까지 스페인 정부가 산업 자체를 높게 평가하진 않았지만, 게임 소비 만큼 생산 면에서도 탄탄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 시장의 한축을 맡고 있다고 한다.
그가 대표적인 스페인 개발사로 꼽은 곳은 디지털레전드, 소셜포인트 등이다. 디지털레전드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생전에 아이폰을 발표할 때면 항상 대동하던 게임사다. 소셜포인트는 징가에 이어 페이스북 게임 영향력 5위 내에 있는 회사다.
요즘은 스페인 출신 개발자 약 70%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중이지만 이전까지 비디오 콘솔 게임 개발사도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그는 또 “스페인 게임 개발 인력 자원은 상당히 풍부한 편이고 스페인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의 경우에는 블루사이드의 테크니컬 부분을 맡고 있는 안켈 코나도를 예로 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스페인 게임 전도사는 상당한 노력을 쏟아왔다. 우선 지스타와 같은 게임 전시회를 스페인에서 만들기도 했다. 또 이색적인 사례를 꺼내놓았다.
“최근에 했던 일 중 하나를 말하자면, 스페인의 왕자가 슈퍼마리오 개발자 시게로 미야모토에게 상을 준 일이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게임을 만든 사람에게 상을 준 적은 여지껏 없었습니다. 이 이벤트를 만들어낸 취지는 게임 업계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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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게임 전시회를 돌아다니며 대외적 활동도 많지만 스페인 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대표로 있는 ‘게임랩(GameLab)'은 비영리 단체로 스페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3일간 열리는 지스타 B2B 참가에서도 성과를 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 4종 가량의 게임이 계약 성사 직전이다”면서 “오래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온 홍진석 브라우저게임즈 대표를 통해 한국 게임 시장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