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포털 업계 성적표는 ‘네이버 1강 체제’로 요약된다. NHN은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한 1천566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했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2.5%나 감소한 222억원에 그쳤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적자규모만 전분기 대비 46%가량 늘어났다. 당기순손실도 81억원에 달했다.
NHN의 이 같은 성과는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전략이 주효했다. NHN은 전세계 가입자 7천300백만명을 확보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앞세워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3분기 라인과 관련한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0% 증가한 8억엔((약 109억원). 황인준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직 게임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스티커 판매 등으로만 분기당 8억엔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올해 10종 이상 게임이 출시된 이후 내년에는 더 많은 매출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동남아 등지를 기반으로 한 라인의 인기는 해외시장 광고매출 호조로도 이어졌다.
모바일 검색광고 역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3분기 NHN 검색광고 매출(2천946억원)에서 온라인 광고 부문은 전분기 대비 150억원이 줄었으나 모바일 광고에선 8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 검색 광고주가 PC 대비 90%를 넘어섰으며 이 중 과금이 발생하는 광고주도 70%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바닥을 친 다음은 4분기 검색광고 매출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 환경도 호의적이다. 최근 국내 최대 검색광고 네트워크를 보유했던 오버추어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의 맞수로 다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음은 내년부터 기존 오버추어와의 제휴를 통해 노출했던 CPC(클릭당 돈을 받는·Cost Per Click) 검색광고 ‘스폰서링크’ 영역을 자체 광고상품인 ‘프리미엄링크’로 전환하고 검색결과 최상단의 10개 결과를 자체 CPC 광고 플랫폼인 ‘다음 클릭스’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남재관 다음 CFO는 “경기침체 및 오버추어 부문의 하락의 영향으로 3분기 검색광고 매출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았지만 4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난달 자체 CPC 광고 플랫폼 공개한 이후 많은 광고주들이 입찰을 시작하고 계정을 오픈하고 있다. 이 중에는 오버추어 네트워크 파트너였던 광고주들의 문의도 많다”고 밝혔다. 오버추어에 광고 대행을 맡겼던 SK컴즈가 다음과 검색광고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다음 자체 플랫폼 출시와 오버추어 철수가 발표된 이후 1만명 이상의 광고주가 급증, 현재 15만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4분기 이후에는 18만 오버추어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5만 가량으로 추산되는 NBP의 광고주 80% 수준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컴즈는 현재로선 진행 중인 희망퇴직과 조직개편이 유일한 출구전략이다. 기업 체질개선을 통해 경영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 박윤택 CFO는 “강도높은 경영혁신을 통해 조속한 경영위기 타개는 물론 빠른 턴어라운드를 위한 성장동력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단독]네이버, 구글 앞선 신기술 선봬2012.11.09
- 지난 주말, NHN 그린팩토리서 무슨 일이?2012.11.09
- 다음 ‘마플’ API 개방…플랫폼 변신 가속화2012.11.09
- 취임 8개월 SK컴즈 이주식호의 첫 시험대2012.11.09
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선특수 등으로 4분기에는 포털 3사가 보다 나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면서도 “PC에서 모바일로 급변하는 IT 환경에서 포털 업체들이 온라인 검색광고 등 기존 수익원에만 의존하면 결국 생존에 실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주요 포털 3사 중 유일하게 선방한 NHN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0%대 이하로 떨어진 이후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라며 “포털업계가 모바일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매출 구조를 확립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